[이태원 참사] 한총리, 사고현장·분향소 찾아…"중대본 매일 개최"(종합)

尹대통령과 주례회동서 수습방안 보고…이태원역 1번 출구 추모공간서 헌화도
"안전한 나라 만들기 위해 野와 머리 맞대고 협력…정쟁 끌고 가지 않아 긍정적"
한덕수 국무총리는 31일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을 찾아 관련 상황을 보고 받았다. 민방위복을 입은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헌화하고 묵념했다.

그는 쪼그려 앉아 추모객이 놓고 간 편지를 읽기도 했다.

한 총리는 이어 최영범 용산소방청장, 이임재 용산경찰서장 등과 함께 사고가 발생한 길목으로 이동했다. 최 청장이 "여기서 1열이 무너지면서 (사람들이) 2·3열로 쌓였다"고 보고하자, 한 총리는 "(거리 위로) 올라가는 인원이 있었나"라고 묻기도 했다.

최 청장은 내리막길을 바라보며 "여기가 10° 경사다 보니 쓸려 내려가기가 쉽다.

넘어지기 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가 "사람들은 주로 뭘 신었나요? 운동화에요? 하이힐?"이라고 물었고, 최 청장은 "핼러윈 축제를 하다 보니 사람들이 꾸미면서 하이힐을 많이 신었다"고 답했다.
앞서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첫 일정으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했다.

한 총리는 "일부에서 인터넷, SNS 등을 통해 사상자들을 혐오하는 발언이나 허위조작 정보, 자극적인 사고 장면을 공유하고 있다"며 절대 자제를 당부했다. 중대본 회의 후 한 총리는 오전 10시 14분께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조문록에는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들의 유족들께서 느끼실 헤아릴 수 없는 참담함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한 총리는 '야당과 협조를 계속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좀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정책도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야당 쪽에서도 핼러윈 참사를 너무 정쟁적으로 끌고 가지 않고, 국가를 위한 큰 정책에 있어서 개선을 (하려는) 모습인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한 총리는 "어제 병원·중환자실·조문받는 곳에 가봤지만, 모든 부모님이나 이런 분들이 참담함 속에서도 따뜻하게 맞아주시고…"라며 "우리가 정말 잘해야겠구나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자체나 경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에는 "많은 반론도 있고, 그것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치밀하게 조사함으로써 밝혀질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합동분향소에서 곧바로 용산 대통령실로 향한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확대 주례회동을 가졌다.

회동에는 한 총리뿐 아니라 이상민 행정안전부·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참석했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이번 사고가 완전히 수습될 때까지 향후 매일 중대본 회의를 개최, 관계부처 간 관련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며, 유가족 지원 등 범정부적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보고했다고 국무조정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