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우, 9회 대타 역전포·연장 결승타…키움, KS 기선제압(종합)

3타점 맹타쇼 전병우 데일리 MVP…김재웅 2사 1, 3루 위기 넘어 승리 매조지
'영웅 군단' 키움 히어로즈가 전병우의 신들린 맹타에 힘입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첫발을 극적으로 뗐다. 키움은 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막을 올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서 4-5로 끌려가던 9회초 대타 전병우의 극적인 좌월 투런 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 6-6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2사 1, 2루에서 다시 전병우의 결승 좌전 적시타에 힘입어 정규리그 1위 SSG 랜더스를 7-6으로 물리쳤다.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지난해까지 치러진 39번(1985년 미개최)의 한국시리즈에서 한 차례 무승부를 제외하고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 확률은 76.3%(38번 중 29번)에 달한다. 2008년 창단 이래 세 번째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키움은 3승을 더하면 첫 우승을 달성한다.

2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은 윌머 폰트(SSG)와 타일러 애플러(키움) 두 외국인 투수의 선발 대결로 시작한다.
세 번의 동점과 대타들의 만점 활약에 끝까지 알 수 없는 명승부가 11월의 첫날을 수놓았다. 선취점은 SSG의 몫이었다.

2회 선두 한유섬의 볼넷과 최주환의 볼넷을 엮어 2사 1, 2루 기회를 얻은 SSG는 8번 타자 김성현의 중견수 앞 바가지 안타로 1점을 먼저 얻었다.
SSG는 3회에는 투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터진 최정의 우중월 솔로 홈런에 힘입어 2-0으로 도망갔다. 최정은 가운데 낮게 들어온 안우진의 시속 153㎞짜리 빠른 볼을 걷어 올려 우중간 담을 넘기는 비거리 120m짜리 아치를 그렸다.
최정에게 홈런을 내준 안우진은 오른손 가운뎃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피를 뚝뚝 흘리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미 kt wiz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물집으로 한 차례 고생했던 곳에서 또 피가 났다.

1회와 2회 선두 타자의 볼넷 후 보내기 번트로 잡은 연속 득점권 찬스를 후속타 불발로 놓친 키움은 SSG 선발 김광현에게 5회 1사까지 무안타로 묶였다가 이지영의 우전 안타로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후속 김휘집의 내야 땅볼 때 이지영이 2루에서 잡혔지만, 송성문의 우전 안타 때 SSG 우익수 한유섬의 포구 실책을 틈타 김휘집이 홈을 찍어 1점을 만회했다.

송성문의 타구를 더듬은 한유섬은 2루수 김성현에게 재빨리 공을 던졌고, 김성현이 홈에 뿌린 공은 홈 플레이트 왼쪽으로 치우쳐 김휘집이 득점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한유섬의 실책으로 3루에 진루한 송성문은 이용규 타석에서 SSG 포수 김민식이 김광현의 볼을 뒤로 빠뜨린 사이 득점해 2-2 동점을 이뤘다.

이후 본격적인 공방전이 중반과 종반에 이어졌다.

SSG는 5회말 2사 1루에서 터진 최정의 좌선상 2루타로 다시 3-2로 앞서갔다.

최정은 구원으로 등판한 키움 에릭 요키시를 두들겨 좌선상으로 타구를 보냈다.

열심히 쫓아간 키움 좌익수 김준완이 몸을 날렸지만, 낙구 지점과 거리가 멀었다.

그 사이 1루 주자 추신수가 전력 질주로 홈을 팠다.
그러자 키움은 6회초 집중타로 SSG 선발 김광현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선두 이정후가 우전 안타를 친 뒤 두 명의 타자가 힘없이 물러났지만, 김태진이 우중간으로 안타를 날렸다.

SSG 중견수 최지훈이 열심히 따라갔지만, 타구를 지나쳐 글러브로 걷어내지 못한 사이 이정후는 홈으로, 김태진은 2루로 각각 내달렸다.

김태진의 2루타였지만, 최지훈의 기록되지 않은 실책에 가까웠다.
곧바로 이지영이 4-3으로 전세를 뒤집는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10년 만에 찾아온 김광현의 한국시리즈 통산 4승이 날아간 순간이다.

김광현은 5⅔이닝 4실점(2자책점) 했다.

그대로 물러설 SSG가 아니었다.

SSG는 6회말 키움 유격수 김휘집의 송구 실책으로 재동점 찬스를 잡았다.

후안 라가레스의 평범한 땅볼을 잡은 김휘집이 1루에 악송구해 SSG에 빌미를 줬다.
박성한의 보내기 번트로 이어간 2사 2루에서 김성현이 이번에는 키움 네 번째 투수 최원태를 공략해 좌중간에 떨어지는 4-4 재동점 적시타를 쳤다.

SSG는 8회말 올해 가을 키움의 가장 믿음직한 카드인 김동혁을 무너뜨려 다시 주도권을 찾았다.

선두 라가레스가 3루수 옆을 꿰뚫는 좌전 안타로 출루하자 보내기 번트를 실패한 박성한이 깨끗한 우전 안타를 터뜨리고 중계 플레이를 틈타 2루에 안착해 무사 2, 3루 기회로 이었다.
찬스에 등장한 오태곤이 5-4로 앞서는 중견수 쪽 희생 플라이를 날렸다.

드라마 같은 반전은 9회초와 말에 연속으로 일어났다.

4-5로 패색이 짙던 9회초 1사 2루에서 등장한 대타 전병우가 노경은의 밋밋한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직선으로 좌측 펜스를 넘기는 역전 투런 홈런을 쐈다.
그러자 SSG도 5-6으로 뒤집힌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 김강민이 키움 마무리 김재웅의 복판에 몰린 속구를 퍼 올려 왼쪽 스탠드에 떨어지는 6-6 동점 솔로 아치로 구장을 들끓게 했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에서 대타 홈런 2방이 나온 건 최초의 일이다.

전병우는 야시엘 푸이그의 안타와 이지영의 볼넷으로 엮은 연장 10회초 2사 1, 2루에서도 SSG 숀 모리만도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날려 1차전의 영웅이 됐다.
키움 마무리 김재웅은 연장 10회말 2사 1, 3루의 네 번째 동점 위기에 몰렸지만, 홈런을 허용한 김강민을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해 날렵하게 1루에서 잡아내며 4시간 19분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