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SK證 등 투자 美 세레신, 편두통 치료제 탐색임상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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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 자회사미국 세레신은 편두통 신약후보물질 ‘CER-0001’(성분명 트리카프릴린)의 탐색(파일럿) 임상 2상인 ‘RELIEF’ 결과를 발표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밝혔다.
CER-0001은 먹는(경구용) 편두통 예방 및 소아 간질의 드문 형태인 ‘소아연축(infantile spasms)’ 치료제 등으로 개발 중인 약물이다. 생리학적 케토시스(physiological ketosis)를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케토시스는 혈액 또는 소변 내에 케톤체(ketone body)의 농도가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생리학적 케토시스는 공복 등의 환경에서 몸의 가용 포도당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대사 상태다. 지방을 케톤체로 변환하고 뇌로 전달해 포도당을 대신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CER-001는 생리학적 케토시스를 유도해 미토콘드리아 대사를 개선하고, 신경학적 질환의 원인이 되는 뇌의 포도당 결핍을 해소한다.
파일럿 임상은 본임상을 실행하기 전에 연구 계획 등 방법론을 검증하기 위해 소규모로 진행되는 임상이다. CER-0001의 편두통 파일럿 임상은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 방식으로 호주에서 진행됐다. 한 달에 편두통 일수가 4~24일인 62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파일럿 임상의 1차 평가지표는 치료 3개월 기준 편두통 일수의 변화다. 세레신에 따르면 검정력의 문제로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지 못했다(did not meet statistical significance due to power). 유효성을 입증할 만큼 표본 환자 수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편두통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다음 연구를 설계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세레신은 오는 19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CMS Summit’에서 전체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세레신은 글로벌 식품기업인 네슬레의 신약개발 자회사다. 작년 10월에 4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2A(Series IIA)를 유치했다. 케이엔티인베스트먼트 하나증권 SK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참여했다. 당시 세레신은 한국 증시 상장을 위한 대표 주관사 계약을 하나증권과 체결했다. 지난 9월에는 SK증권과 케이엔티인베스트먼트의 주도로 시리즈2B 유치를 마쳤다. 시리즈 2B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모금된 자금은 CER-0001의 임상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