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인수하더니…"24시간 쉬지 말고 일해라" 지시

트위터 유료화 '총력'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유료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 수입원을 마련해 콘텐츠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광고주들의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머스크는 이를 위해 트위터 직원들에게 주 7일 24시간 쉬지 말고 일하라고 지시했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머스크가 트위터의 다양한 유료 옵션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기존 유료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의 가격을 확 올리고, 블루 이용자들에게만 진짜 계정을 인증해주는 파란색 마크 ‘블루틱’을 부여하는 방안이다.트위터는 지난해 자체 수익원을 만들기 위해 월 4.99달러 유료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를 출시했다. 트위터 블루는 트윗 취소와 긴 동영상 업로드 등의 추가 기능을 제공한다. 외신들은 머스크가 블루틱 기능을 유료화하는 대신 트위터 블루 가격을 월 14.99~19.99달러까지 올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FT는 “내부 고위직에 따르면 직원들은 이를 위해 24시간 쉬지 않고 작업하고 있다”며 “회사 측에서 담당 팀에 지금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유료화에 주력하는 건 광고주의 입김을 줄이기 위해서다. 최근 공시 기준 트위터 전체 매출에서 광고 매출 비중은 90% 이상이다. 광고주들은 머스크가 원하는 트위터 콘텐츠 검열 완화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세계광고주연맹이 설립한 ‘책임있는 미디어를 위한 글로벌 연합’은 지난 30일 머스크에게 “트우터에 부적절한 콘텐츠를 남겨놓는 것은 ‘협상 불가’”라며 “플랫폼은 모두에게 안전해야 하고 광고주에게도 적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다만 머스크의 방안이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머스크의 자문인 엔젤투자자 제이슨 칼라카니스가 진행한 트위터 여론조사에 참여한 120만명의 응답자 중 ‘진짜 계정 인증을 받기 위해 돈을 지불하지는 않겠다’고 답한 비율은 80%를 넘었다.

이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트위터의 신용등급을 기존 ‘Ba2’에서 ‘B1’으로 두 계단 낮췄다. 머스크가 인수 자금의 일부를 트위터가 대출받는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조달한 영향이다. 무디스는 “트위터의 소유구조가 머스크에 집중될 것을 고려하면 지배구조 리스크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