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경색·무역적자'…대외 신용위험, 5년만에 최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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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S 프리미엄, 전날 70bp 기록…2017년 11월 14일 이후 최고치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 절대 수준은 낮아…회사채 안정 찾아야" 주요국 금리 인상과 무역수지 적자 등 나라 안팎의 악재에 우리나라 대외신인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5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1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31일 70bp(1bp=0.01%포인트)로 전날보다 4bp 높아졌다.
이는 2017년 11월 14일(70.7)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요 기업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을 보면 삼성전자는 67.83bp로 올해 1월 3일 21.50bp의 3배 수준이며, 현대차(74.94bp), KT(71.42bp)도 70bp를 넘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이다.
해당 국가 경제의 위험이 커지면 대체로 프리미엄도 올라간다.
우리나라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신용등급이 우리보다 낮은 일본(31bp)의 두 배가 넘어 격차가 39bp까지 벌어졌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피치가 산정한 국가 신용등급을 보면 우리나라가 'AA'로 일본 'A+'보다 두 단계 높다.
피치가 부여한 우리나라 등급도 'AA―'로 일본(A)보다 두 단계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보다 두 단계 높은 'AAA' 등급의 독일의 CDS 프리미엄은 현재 27bp 수준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준거자산이 달러 표시 외평채로, 자국 국채인 일본보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외환시장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구조라는 차이점은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도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나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데다 일본과 달리 달러 표시 외평채가 준거자산이어서 환율 영향을 더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우리나라 수출입동향을 보면 10월 수출은 2년 만에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7% 감소한 524억8천만달러, 수입은 9.9% 늘어난 591억8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67억달러(약 9조6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7개월 이상 연속 적자는 1997년 5월 이후 약 25년 동안 없었다.
지난달 회사채 시장 경색 국면이 두드러진 점과 '중국 불안'도 CDS 프리미엄 오름세를 키운 요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자금 경색을 풀기 위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푸는 정책을 발표했으나 외국인 투자자는 아직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고 보는 것 같다"며 "중국 불안에 불거진 '차이나 런'(탈중국) 현상이 국내 위험으로 이어진 점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을 둘러싼 불안감과 최근 논란이 되는 미국 국채시장의 유동성 부족 우려도 국내 신용경색 위험을 자극하는 요인들로 꼽힌다.
미 연준이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국채시장에선 금리 인상에 따른 양적긴축 등으로 인해 유동성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CDS 프리미엄의 수치 자체는 위험 수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CDS 프리미엄은 2008년 10월 금융위기 당시 최고 691bp까지 치솟았다.
박 연구원은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이 최근 급등한 건 맞지만 상대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럽 재정위기와 비교해 그렇게 높은 건 아니어서 위기에 가깝다고 볼 수 없다"며 "2017∼2018년 미중 무역 갈등 또는 2015년 중국발 위기 때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분간 회사채시장 안정 및 자금시장 경색 국면 완화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이를 나타내는 신용 스프레드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3년 만기 'AA-' 등급 회사채와 국고채 금리는 지난 달 31일 각각 연 5.580%, 연 4.185%로 마쳐 두 채권 금리 차이(신용 스프레드)는 1.395%포인트 벌어졌다.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될수록 시장이 회사채 투자 위험을 높게 본다는 뜻이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10∼1,43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만 다행스러운 점은 외국인이 최근 저가 매수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3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11월 첫 거래일인 이날 하루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도 5천억원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자금 경색 현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대외 신용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고, 원화 약세가 심화해 외국인이 다시 주식을 팔고 나갈 우려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 연구위원은 "회사채시장이 일단 개선되는 모습이 확인돼야 한다"며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에너지 수급 관련 특단의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자금시장 경색 완화 여부가 중요하다"며 "연준이 다음 달 FOMC 회의에서도 75bp를 올린다고 하면 우리 입장에선 금리가 더 오르고 부동산시장과 기업의 자금조달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대로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조 전환 의지를 보이면 미국 국채시장에서 유동성 부족 우려가 완화하면서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가 동반 하락해 전 세계 자금 경색 현상 완화에 기여할 공산이 높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 절대 수준은 낮아…회사채 안정 찾아야" 주요국 금리 인상과 무역수지 적자 등 나라 안팎의 악재에 우리나라 대외신인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5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1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31일 70bp(1bp=0.01%포인트)로 전날보다 4bp 높아졌다.
이는 2017년 11월 14일(70.7)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요 기업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을 보면 삼성전자는 67.83bp로 올해 1월 3일 21.50bp의 3배 수준이며, 현대차(74.94bp), KT(71.42bp)도 70bp를 넘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이다.
해당 국가 경제의 위험이 커지면 대체로 프리미엄도 올라간다.
우리나라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신용등급이 우리보다 낮은 일본(31bp)의 두 배가 넘어 격차가 39bp까지 벌어졌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피치가 산정한 국가 신용등급을 보면 우리나라가 'AA'로 일본 'A+'보다 두 단계 높다.
피치가 부여한 우리나라 등급도 'AA―'로 일본(A)보다 두 단계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보다 두 단계 높은 'AAA' 등급의 독일의 CDS 프리미엄은 현재 27bp 수준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준거자산이 달러 표시 외평채로, 자국 국채인 일본보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외환시장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구조라는 차이점은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도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나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데다 일본과 달리 달러 표시 외평채가 준거자산이어서 환율 영향을 더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우리나라 수출입동향을 보면 10월 수출은 2년 만에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7% 감소한 524억8천만달러, 수입은 9.9% 늘어난 591억8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67억달러(약 9조6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7개월 이상 연속 적자는 1997년 5월 이후 약 25년 동안 없었다.
지난달 회사채 시장 경색 국면이 두드러진 점과 '중국 불안'도 CDS 프리미엄 오름세를 키운 요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자금 경색을 풀기 위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푸는 정책을 발표했으나 외국인 투자자는 아직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고 보는 것 같다"며 "중국 불안에 불거진 '차이나 런'(탈중국) 현상이 국내 위험으로 이어진 점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을 둘러싼 불안감과 최근 논란이 되는 미국 국채시장의 유동성 부족 우려도 국내 신용경색 위험을 자극하는 요인들로 꼽힌다.
미 연준이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국채시장에선 금리 인상에 따른 양적긴축 등으로 인해 유동성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CDS 프리미엄의 수치 자체는 위험 수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CDS 프리미엄은 2008년 10월 금융위기 당시 최고 691bp까지 치솟았다.
박 연구원은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이 최근 급등한 건 맞지만 상대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럽 재정위기와 비교해 그렇게 높은 건 아니어서 위기에 가깝다고 볼 수 없다"며 "2017∼2018년 미중 무역 갈등 또는 2015년 중국발 위기 때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분간 회사채시장 안정 및 자금시장 경색 국면 완화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이를 나타내는 신용 스프레드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3년 만기 'AA-' 등급 회사채와 국고채 금리는 지난 달 31일 각각 연 5.580%, 연 4.185%로 마쳐 두 채권 금리 차이(신용 스프레드)는 1.395%포인트 벌어졌다.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될수록 시장이 회사채 투자 위험을 높게 본다는 뜻이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10∼1,43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만 다행스러운 점은 외국인이 최근 저가 매수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3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11월 첫 거래일인 이날 하루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도 5천억원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자금 경색 현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대외 신용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고, 원화 약세가 심화해 외국인이 다시 주식을 팔고 나갈 우려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 연구위원은 "회사채시장이 일단 개선되는 모습이 확인돼야 한다"며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에너지 수급 관련 특단의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자금시장 경색 완화 여부가 중요하다"며 "연준이 다음 달 FOMC 회의에서도 75bp를 올린다고 하면 우리 입장에선 금리가 더 오르고 부동산시장과 기업의 자금조달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대로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조 전환 의지를 보이면 미국 국채시장에서 유동성 부족 우려가 완화하면서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가 동반 하락해 전 세계 자금 경색 현상 완화에 기여할 공산이 높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