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망자 아닌 희생자" 대통령실 "애도의 마음과 혼동 말라"

정부 "참사→사고, 희생자→사망자 사용" 논의
이재명 대표 "책임 줄이기 위한 행동" 지적
대통령실 "가해자 규정 안돼…객관성 유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이 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이태원 사고로 숨진 이들을 "사망자가 아닌 희생자"라고 불러야한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장에 대해 "공식적인 행정 문서에서 표현하는 것을 현 정부가 갖고 있는 애도의 마음과 혼돈하지 않길 바란다"고 1일 반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태원 '사고 사망자'로 정부가 공식적으로 정리한 것에 대해 '참사 희생자'여야 하지 않느냐는 야권의 주장이 나온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당시 "사고 명칭을 이태원 사고로 통일하고 피해자 등의 용어가 아닌 사망자, 사상자 등의 객관적 용어를 사용"하는 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1일 정책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공문들을 내려보내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부 용어를 두고 현 정부가 축소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믿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0일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 발표 당시 "서울 한복판에서는 일어나서는 안될 비극과 참사가 발생했다"고 한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가해자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이라며 "정부 문서 상에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