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정지' 보톡스 제약업체들, 식약처 처분에 강력 반발

제테마·한국비엔씨 "이의신청·집행정지 등 제기할 것"
식약처 "국내 판매 사실 확인…수사상 자세한 사항 못 밝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출 전용 '보톡스'를 국내에 판매했다며 제조정지 처분을 내린 제약업체들이 "처분이 부당하다"고 반발하며 이의 제기에 나섰다. 식약처는 1일 제테마, 한국비엠아이, 한국비엔씨의 보툴리눔 제제 3개 제품에 대해 품목허가 취소와 회수·폐기 절차에 들어갔으며, 이들 3개 업체에 대해 모든 제조 업무 6개월간 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이들 업체가 국내에 판매하지 않고 수출용으로만 제조하도록 허가 조건을 부여받은 제품을 국내에 판매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내에 판매하려면 국가출하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반했다고도 식약처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해당 제품이 국내에 판매된 적이 없고 따라서 국가출하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며 처분이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제테마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즉시 이의신청 및 처분의 잠정 효력정지, 집행정지, 행정소송 등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해당 제품을 국내에 유통·판매한 사실이 전혀 없고 이와 관련한 자료를 모두 확보해 식약처에 제출했는데도 부당한 처분을 내렸다는 주장이다. 제테마는 약사법에 따라 수출을 위해 생산되고 수출된 의약품은 식약처의 국가출하승인 대상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한국비엔씨도 제테마와 비슷한 주장을 내세우며 "보톡스를 제조·판매하는 대다수 국내 기업들이 수출용 의약품에 대해 국가출하승인 절차 없이 오랜 기간 판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비엔씨도 이번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과 집행정지, 취소소송 등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비엠아이는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두 업체는 행정처분을 받은 이유와 관련해 식약처가 '간접 수출'을 국내 판매로 봤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들 업체는 주로 국내 수출업자에 물건을 넘기고, 이 업자가 해외에 물건을 넘기는 '간접 수출'을 한다.

기업이 직접 수출할 기업을 찾는 것보다 간편해서다.

그러나 식약처는 상사나 국내 도매상을 통한 간접 수출이 문제가 된 것이냐는 질문에 "국내에 판매한 사실이 확인되었다"면서도 어떤 경로로 유통됐는지는 수사 등 이유로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수출용 보톡스에 대한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았다며 식약처 처분을 받은 업체는 2020년 메디톡스와 지난해 휴젤, 파마리서치바이오에 이어 총 6개 업체다. 식약처는 메디톡스, 파마리서치바이오, 휴젤에 대해서도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으나, 이들 3개 기업은 식약처 행정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