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 재건하려는 T1, 'DRX의 반란' 막아낼까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는 게임을 넘어 스포츠, 그리고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상 깊었던 경기들은 물론, 궁금했던 뒷이야기 나아가 산업으로서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분석합니다.
T1 페이커(이상혁) (출처 : 라이엇게임즈 플리커)
지난달 31일에 진행된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4강 경기에서 DRX가 다시 한번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승리했다. 올해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리그에서 계속 넘어서지 못했던 젠지 e스포츠를 세트 스코어 3 대 1로 꺾으며 ‘미라클 런’을 이어갔다. ‘역대급 업셋’을 이어온 DRX는 LCK 4번 시드 최초로 롤드컵 결승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DRX는 롤드컵 4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는 T1을 만나게 됐다. 지난 2017년 T1의 전신인 SK텔레콤 T1과 삼성 갤럭시 간 대결에 이어 5년 만에 LCK 팀들이 ‘소환사의 컵’을 놓고 다투게 됐다. 담원 기아의 2020년 우승에 이어 2년 만에 LCK가 롤드컵 우승컵 탈환을 확정 지었다.

양 팀 모두 최고, 최초의 기록에 도전하는 만큼 결승전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T1 선수단
T1은 2017년 이후 5년 만에 롤드컵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롤드컵 우승을 3회나 차지한 명문 구단이지만 그동안 2019년과 2021년 롤드컵 4강에서 고배를 마시며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 LCK 스프링 우승과 서머 준우승, MSI 준우승 등을 차지하며 꾸준히 준수한 모습을 보인 만큼 우승 적기로 평가받는다.특히 그룹 스테이지에서 작년 롤드컵 우승팀인 에드워드 게이밍(EDG), 8강에선 올해 MSI 우승팀인 로열 네버 기브업(RNG), 4강에서 2022 중국리그 LPL 서머 챔피언인 징동 게이밍(JDG)을 차례로 꺾으며 압도적인 '포스'를 뽐내고 있다.
DRX 선수단
DRX 역시 만만치 않은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선발전부터 시작해 플레이인 스테이지, 그룹 스테이지, 8강, 4강 등을 통과하며 소년 성장 만화 같은 기적을 만들어 냈다. 롤드컵 대회 사상 최초로 지역에서 가장 약팀으로 분류되는 4번 시드가 결승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우승까지 이어간다면 4번 시드 최초 우승 타이틀도 차지하게 된다.

특히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EDG를 '패패승승승'으로 역스윕에 성공한 경기는 역대급 명승부로 꼽힌다. 4강에서는 올해 내내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LCK 1번 시드 젠지 e스포츠마저 세트 스코어 3 대 1로 잡아내며 자신들의 행보가 단순히 ‘기적’이 아님을 증명해냈다.양 팀 주장인 페이커(이상혁)와 데트프(김혁규)간의 대결도 결승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두 선수는 모두 롤판에서 오랜 기간 꾸준히 활약한 베테랑으로 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마포고등학교를 함께 나온 고교 동창이기도 하다. 팬들은 2015년에 열린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결승에 이어 7년 만에 열리는 국제전 결승 ‘마포고 더비’라며 열광하고 있다.

T1이 우승한다면 페이커는 감독인 벵기(배성웅)과 함께 총 12번 개최된 롤드컵에서 4번의 우승컵을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반대로 DRX가 우승한다면 데프트가 처음으로 오른 롤드컵 결승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된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이어진 SK텔레콤 T1의 전성기를 이어받아 ‘왕조 재건’을 꿈꾸는 T1과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언더독의 반란’을 이어가고 있는 DRX, 두 팀의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 6일(한국 시간) 오전 9시에 펼쳐진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