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리듬파마, ‘임시브리’ 사상하부비만 임상 2상 성공

1차 지표 통계적 유의성 확보
투여군 89%에서 BMI 5% 감소
리듬 파마슈티컬스는 후천성 시상하부비만 치료를 위한 ‘임시브리’(성분명 세트멜라노타이드)의 임상 2상 결과를 비만학회 연레 학술대회인 ‘Obesity Society's ObesityWeek’에서 포스터로 발표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상하부 비만은 배고픔 및 체중 조절 등 생리적 기능을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부 영역이 손상된 후 발생하는 후천성 비만이다. 두개인두종 성상세포종 등의 뇌종양 혹은 뇌종양의 외과적 절제 등이 원인이다. 배고픔 및 급격한 체중 증가를 경험하며, 궁극적으로 심각한 비만으로 발전한다. 아직 승인된 치료법은 없다. 2상은 시상하부 비만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단일 환자군에 세트멜라노타이드를 투여하고, 1차 평가지표인 치료 16주 후 체질량지수(BMI) 5% 이상 감소 비율을 과거 대조군(historic control)과 비교했다. 그 결과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임상 결과 18명 중 89%인 16명은 BMI가 5% 이상 감소했다. BMI가 10% 이상 줄어든 인원은 78%인 14명이다. 16주차 기준 18명의 평균 BMI 감소율은 14.5%, 체중 감소는 12.6%로 나타났다.

이상반응(AE)은 이전 임상 결과와 유사하게 메스꺼움, 구토, 피부 과색소침착, 설사, 코로나19 등이었다. 이번 발표에는 임상 종료 이후 이어진 장기치료 결과도 포함됐다. 지난 9월 23일을 기준으로 총 14명의 환자가 계속 치료를 받았다. 29주 간 치료받은 13명의 환자는 21.1%의 평균 BMI 감소를 달성했다. 41주 간 치료를 받은 5명은 평균 BMI가 26.7% 줄었다.

데이비드 미커 리듬파마 대표는 “시상하부 비만으로 인한 극심한 체중 증가는 미국에서 5000~1만명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임상 결과는 세틀멜라노타이드로 이들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리듬파마는 내년 개시를 목표하고 있는 임상 3상 계획도 공개했다. 총 60주 동안 4살 이상 환자 120명에 대해 세트멜라노타이드 혹은 위약을 2대 1 비율로 무작위 투여할 예정이다. 1차 평가지표는 52주 후 BMI의 변화다.

‘MC4R’ 표적 비만치료제, LG화학 美 1상 완료

세트멜라노타이드는 포만감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인 ‘멜라노코르틴-4수용체(MC4R)’의 작용 경로를 건드리는 물질이다. MC4R의 상위 경로 유전자인 ‘POMC’ ‘LEPR’ ‘PCSK1’ 등의 결핍이 있는 유전성 비만 치료제로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받았다.

국내에서는 LG화학이 MC4R의 작용 경로를 표적하는 ‘LB54640’을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세트멜라노타이드가 피하주사제형(SC)인 반면 LB54640은 1일 1회 먹는(경구용)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LG화학은 유전적 결함이 없는 건강한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LB54640의 미국 임상 1상을 마쳤다. 연내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내년부터 LEPR 또는 POMC 결핍증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2·3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