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달라야 산다"…건설사들 특화설계에 '안간힘'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얼어붙은 분양시장서 '한 명이라도 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청약 시장이 얼어붙고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건설사들이 실수요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로 다양한 특화설계와 남다른 커뮤니티 시설 등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청약 경쟁률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달 부산 양정동에 양정자이더샵SK뷰를 공급하면서 외부 벽면을 유리패널로 디자인한 이른바 커튼월룩을 도입했다. 총 2276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만큼 전체 단지를 3개 블록으로 나눠 블록마다 대형 커뮤니티 센터도 설치했다. 고급스러운 외내부 설계가 입소문이 나면서 냉각된 청약 시장에서도 이 단지는 58.8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은 올 8월 창원에서 선보인 창원자이 시그니처에도 창원 지역에서 최초로 음식물 쓰레기 이송 시스템과 가구별 창고를 제공하는 등의 특화설계를 도입해 27.39 대 1의 비교적 높은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 8월 경기 수원시에서 수원 아이파크시티 10단지를 선보이면서 단지 내 공유 오피스와 미팅 룸을 제공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한 결정이다. 실수요자들의 호응이 좋은 덕분에 청약 경쟁률은 10.32 대 1을 나타냈다.

쌍용건설은 이달 전남 여수시 학동에서 쌍용 더 플래티넘 여수 35를 분양하면서 여수에서 최고층이라는 특징을 부각시키고 있다. 전 가구에 광폭 드레스룸을 설치하고 현관 공기청정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등으로 아파트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다음달 경남 진주시에 진주혁신도시 푸르지오 퍼스트시티를 분양할 예정인데, 스카이라운지와 단지 내 수영장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같은 건설사들의 노력은 청약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아파트 단지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영향이다. 갈수록 청약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지만 입지 차별화는 상대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특화설계 등으로 우위를 점하려는 취지다.

건설사 관계자는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불어난 대출이자 부담으로 사그라든 투심을 사로잡으려면 '남들과 다른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부동산 시장이 하향 조정 국면이지만 지역의 랜드마크나 희소성 있는 특화설계가 갖춰져 있는 아파트 단지는 중장기적으로 가치가 오를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