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악 델리 대기오염 책임 논란…"야당 때문에 가스실 됐다"

환경장관 "야당 집권 펀자브주서 농장 화재 늘어…주정부 책임" 비난
국가아동권리보호위, 델리 주정부에 학교 폐쇄 권고
겨울마다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는 인도 델리의 올해 대기질이 다시 악화하면서 휴교령 권고가 나오는 등 다시 우려와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인도 환경부 수장이 야당이 집권한 주변 지방 정부가 델리 지역을 '가스실'로 만들고 있다며 야당에 책임을 돌리는 정치 공세에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3일(현지시간)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뉴델리의 공기질 지수(미국 AQI 기준)는 위험 수준인 400을 넘어섰다.

지난 1일에는 일부 지역에서 500선까지 치솟는 등 지난달 말부터 줄곧 200을 넘어선 상태다. 미국 AQI는 ▲ 좋음(0∼50) ▲ 보통(51∼100) ▲ 민감한 사람의 건강에 해로움(101∼150) ▲ 건강에 해로움(151∼200) ▲ 매우 건강에 해로움(201∼300) ▲ 위험(301∼500)으로 나뉜다.

의학 전문가들은 특히 아이들이 등교하면서 유독한 공기에 장기간 노출되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국가아동권리보호위원회는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주 총리에게 대기질이 개선될 때까지 학교를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일부 사립학교들은 체육 수업을 일시 중단하거나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부펜더 야다브 인도 환경부 장관은 전날 트위터에 "누가 델리를 가스실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야당에 화살을 돌렸다.

야다브 장관은 보통사람당(AAP)이 집권하고 있는 펀자브주 등에서 농장의 화재가 19% 이상 증가했다며 펀자브주 정부의 지원 부족과 정책 실패로 농장 화재가 더 늘었다고 주장했다. 인도 수도 뉴델리의 대기는 추수가 끝나는 10월 중하순부터 급격하게 나빠진다.

펀자브주 등 뉴델리 인근 여러 주에서 11월 중순에 시작되는 파종기까지 논밭의 잔여물을 마구 태우는 바람에 엄청난 재가 발생, 최악의 대기오염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대기오염 저감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발전소와 노후 공장들의 매연, 도심 빈민들이 난방과 취사를 위해 각종 폐자재를 태운 연기 등이 더해진다.

특히 뉴델리는 내륙 분지인데다 이때는 바람도 크게 불지 않아 최악의 대기오염을 겪게 된다. 인도 대기질관리위원회도 올해 펀자브에서 농장 화재가 매우 증가했다며 심각히 우려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