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연합군 구축해 익일배송…쿠팡 로켓배송과 정면승부 벌인다

도착보장 솔루션 내달부터 제공
판매·재고데이터 통해 수요 파악
미리 보관해 주문 다음 날 배송

아마존·쿠팡처럼 창고 짓는 대신
CJ대한통운 등과 네트워크 활용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익일 배송 서비스에 나선다. 쿠팡과 차별화한 ‘얼라이언스’ 물류 모델을 통해 판매자와 사용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3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코엑스호텔에서 브랜드 파트너스데이 행사를 열고 ‘네이버도착보장’ 솔루션을 공개했다. 솔루션은 다음달부터 정식으로 제공된다.

일상 소비재 중심으로 익일 배송

네이버도착보장은 주문 데이터, 물류사 재고, 택배사 배송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높은 정확도의 도착일을 보장하는 솔루션이다. 네이버와 협업하는 소상공인들이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네이버도착보장을 마케팅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네이버는 온라인 주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FMCG(일상 소비재)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익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판매 데이터를 통해 일정 수요가 확인된 물건을 주요 풀필먼트센터에 보관하고 주문 다음 날 배송하는 게 핵심”이라며 “2025년까지 FMCG 카테고리 물량 절반을 네이버도착보장 솔루션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회사 측은 네이버도착보장이 판매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통과 판매, 물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라이브커머스, 데이터 분석, 정기구독 등 네이버가 기존에 제공해온 판매 도구들도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물류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도 만들어 판매자·물류사에 제공할 계획이다. 판매량을 예측해 판매자가 재고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클로바 포캐스트’ 기능 등이 눈에 띈다.

얼라이언스 모델로 쿠팡 대응

네이버가 이번에 선보인 네이버도착보장은 대규모 물류센터 투자와 인프라 대신 제휴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한 ‘얼라이언스 모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CJ대한통운을 비롯해 파스토, 두핸즈 등 물류 스타트업이 참여한 네이버 풀필먼트 연합(NFA)을 결성해 물류 데이터 플랫폼을 고도화했다.얼라이언스 모델과 반대 개념은 리테일러 모델이다. 아마존, 쿠팡 등으로 대표되는 이 모델은 직접 물류창고를 짓고 자체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상품 판매부터 배송까지 유통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한다. 사업적 효율성이 높지만 막대한 투자 비용이 필요하다. 플랫폼이 직접 상품을 매입하기 때문에 상품을 만든 판매자는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마존과 함께 글로벌 e커머스 3강으로 꼽히는 알리바바와 쇼피파이가 얼라이언스 모델을 택한 대표적 사례”라며 “참여자들은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상품 판매자는 리테일러 모델 대비 운영의 자율성과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의 다음 목표는 NFA 제휴사 추가 확보다. 택배 업체는 물론 보관, 간선,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도 협업을 늘려 물류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