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윤석열 정부 때리는 유승민, '당권주자 존재감' 키우나

尹 사과·한덕수 경질 요구
"결단 늦을수록 민심 멀어져"
중도·개혁 보수 표심 겨냥
국민의힘의 차기 당 대표 유력 주자 중 한 명인 유승민 전 의원(사진)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한덕수 국무총리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유 전 의원은 2일 서울 건국대에서 ‘인구와 경제’를 주제로 강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결단이 늦어질수록 민심과 멀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총리에 대한 비판이 경질 요구를 의미하냐’는 질문에도 “외신 기자회견에서 웃고 농담하는 모습을 보고 유가족에게 너무 죄송하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부끄러웠다”며 “윤 대통령이 지금 팀(내각) 그대로 국정을 이끌어가기 힘든 만큼 정부를 재구성한다는 각오로 결단해줬으면 한다”고 했다.유 전 의원은 이태원 참사 초기부터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여당 인사 대부분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여권 인사 중에는 가장 먼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질을 요구한 것이 단적인 예다. 정치권에서는 유 전 의원이 당권 도전을 앞두고 주요 지지층인 중도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시도는 국민의힘 당권 주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 조사에 따르면 올 7월만 해도 10% 정도에 그쳤던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8월 13%, 9월 19%, 10월 22%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대부분의 당권 주자들이 5%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현재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비율을 7 대 3으로 당 대표 선거에 반영하더라도 유 전 대표의 승리가 예상된다”고 했다.당권 도전과 관련해 유 전 의원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았으며 전대 시기가 확정되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