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 허망해요"…전문가 "감정 공유하며 치유해야"

한림대, 트라우마 증세 학생 상담 지원…12명 내·외국인 방문
오충광 교수 "사고 상세묘사 지양해야…일상 패턴 유지 중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접한 이태원 참사 영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요…. 가슴이 쿵쾅거리고 허망한 감정만 들어요…."
서울의 한 대학원에 진학 중인 김유경(26)씨는 최근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김씨는 직접 현장을 목격하진 않았지만, 온라인을 통해 확인한 사고 당시 현장 영상과 사진이 머릿속에 잔상처럼 남아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김씨처럼 또래 집단의 비극을 접한 청년 중 정신적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강원 한림대학교 학생생활상담센터에도 3일까지 12명의 내·외국인 학생들이 방문해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관련 상담을 받았다.한림대는 지난달 31일부터 당시 사고 현장을 목격했거나 희생자와의 친밀한 관계 등으로 인해 심리적인 불안 증세를 느끼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접 관련자가 아니더라도 이번 참사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길 권한다.

오충광 한림대 학생생활상담센터 상담교수는 "이번 참사로 인해 잔상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불안한 감정이 드는 걸 억누르려고 하기보다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며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을 공유하면서 위로받는 과정을 통해 상처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대화의 과정에서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묘사하는 건 오히려 심리적·정신적으로 좋지 않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이어 "수면·식사 시간 등 일상의 패턴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스트레스가 심하면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심호흡을 천천히 깊게 하며 이완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태원 참사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유가족과 부상자, 대응 인력,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심리지원을 강화했다.직접 관련자가 아니더라도 정신건강 위기 상담 전화(1577-0199)를 통해 누구나 상담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