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발전소를 겨냥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키이우 등에서 약 450만 명이 단전을 겪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오늘 밤 약 450만 명이 일시적으로 에너지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에너지 테러리즘에 치중하는 것은 적의 약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원은 러시아의 침공 이전을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의 10분의 1 규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면서 현재 수도 키이우와 다른 10곳에서 전력 공급이 차단됐다면서 각 지역 당국에 절전을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전선에서 우리를 이길 수 없게 되자 이 같은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동부 전선에서 밀린 데 이어 남부에서도 수세에 몰리면서 지난달 중순부터 우크라이나의 전력 시설을 집중 폭격해왔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기준 전체 발전소의 3분의 1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달 22일에는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100만 가구 이상이 정전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서방 정부와 군사 전문가는 러시아가 겨울을 앞두고 전력과 난방을 동시에 제공하는 열병합발전소(TETS)를 주요 표적으로 삼아 우크라이나를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