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지면을 통해 다룬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이 결정되는 완전경쟁시장이었지만 현실의 시장은 제각기 다른 모습을 보인다. 전기와 철도처럼 공급자가 하나로 독점화된 시장도 있고, 기업 수가 많지 않아 독점과 비슷하게 작동하는 시장도 많다. 어떤 시장에서 상품이 거래되는지에 따라 가격과 거래량이 완전경쟁시장과는 다른 방식으로 결정된다.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시장을 유형별로 살펴보자.
시장은 소비자보다 생산자의 특징에 따라 구분되므로 다음주부터는 구분된 시장에서 생산자들이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살펴보고 동시에 시장과 기업의 상호작용 속에서 희소한 자원들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해나갈 것이다.
대표적인 상품시장 유형
시장은 구분하는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나눠 볼 수 있지만, 경제학에서 가장 대표적인 건 완전경쟁시장과 불완전경쟁시장으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불완전경쟁시장의 경우 다시 독점적경쟁시장, 과점시장, 독점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상품시장에 수요자가 없거나 매우 적다면 독점시장의 생산자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의 생산자들도 생산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고가의 명품이나 한정판을 파는 예외적인 시장이 아니고서는 상품시장에 수요자는 많을 것이다. 따라서 시장은 생산자의 특징으로 구분되는데, 기준으로는 생산자의 숫자나 생산자가 만든 상품의 특성이 사용된다.
완전경쟁시장
완전경쟁시장의 첫 번째 조건에 대해 많은 경제학 책에서는 ‘시장에서 상품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기업이 무수히 많아야 한다’고 서술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시장에 공급자가 무수히 많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10개 이상의 기업이 상품을 생산하는 정도만 돼도 경쟁시장으로 본다. 두 번째 조건은 생산자들이 동질적인 상품을 생산해 시장에 공급한다는 것으로, 이 조건이 충족되면 판매되는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가 생산자별로 차이가 없어진다. 마지막 세 번째 조건은 진입장벽이 없어서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과 기존 사업자의 시장 퇴거가 자유롭게 이뤄진다는 것이다.완전경쟁시장은 위의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하지만, 동질적인 상품이 판매돼야 한다는 것과 진입과 퇴출이 자유로워야 한다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현실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보통 쌀과 같은 농산물 시장을 완전경쟁시장의 대표 유형이라고 하지만 근래 시장에 가보면 쌀도 이질적인 종류가 많이 나온다. 쌀 품종에 따라 소비자 선호에 차이가 나타나 농산물 시장도 이제는 완전경쟁시장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독점적경쟁시장
독점적경쟁시장은 완전경쟁시장과 두 가지 조건은 같지만 생산자들이 생산해 판매하는 상품이 차별화돼 있다는 것이 다르다. 따라서 서로 차별화된 상품을 생산하는 생산자들이 품질과 가격으로 경쟁하는 시장으로, 개별 생산자들은 품질이 서로 다른 상품을 생산하고 자사 상품을 크게 선호하는 소비자 그룹을 거느린다. 충성스러운 소비자들의 규모가 클수록 해당 생산자는 더 큰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된다.
과점시장
과점시장은 2개 이상 5개 이하 정도의 소수 기업이 시장에서 상품을 생산하고 공급한다. 기존 기업들이 진입장벽을 구축해 신규 기업의 진입이 용이하지 않아 시장에 공급자의 수가 제한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거래되는 상품의 질은 동질적일 수도 있고 차별적일 수도 있다. 동질적인 상품이 거래된다면 완전경쟁시장과 비슷한 모습을 하게 되고, 차별적인 상품이 거래된다면 독점적경쟁시장과 약간의 유사성을 보이게 된다.
독점시장
독점시장은 시장에 공급자가 하나만 있다. 높은 진입장벽 탓에 신규 기업의 진입이 차단돼 있다. 이 시장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대체재도 없어야 완벽한 독점시장이 된다. 독점을 이처럼 정의하면 사실 독점도 완전경쟁시장만큼 현실에서 존재하기가 쉽지 않다. 이 정의를 적용하면 앞서 언급한 전기 시장 정도가 거의 유일한 독점시장이 될 것이다.
기억해주세요
독점적경쟁시장은 생산자들이 판매하는 상품이 차별화돼 있다. 차별화된 상품을 생산하는 생산자들이 품질과 가격으로 경쟁하는 시장으로, 개별 생산자는 품질이 서로 다른 상품을 생산하고 자사 상품을 크게 선호하는 소비자 그룹을 거느린다. 충성스러운 소비자들의 규모가 클수록 해당 생산자는 더 큰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