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모습 자꾸만 떠올라"…트라우마 자가 진단법

이태원 참사 후 트라우마에 대한 우려 커져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
정부, 상담사와 상담 전화 회선 늘릴 방침
이태원역 추모 공간. /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후 직간접적으로 참사를 겪은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당일에는 약 13만 명의 시민이 몰렸다. 이 중 상당수는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을 바로 눈앞 혹은 근처에서 겪으며 큰 충격을 받았다.여기에 소방관, 경찰관, 구급대원, 의사, 간호사 등 재난 지원인력, 재난이 일어난 지역사회의 주민, 매스컴이나 대중매체를 통하여 간접적인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는 국민 전체도 트라우마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국가 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재난을 경험한 일반적인 사람들의 반응은 ▲ 믿을 수 없음과 충격 ▲ 공포와 미래에 대한 불안 ▲ 혼미, 무관심 및 감정적 마비 ▲ 신경질적인 반응(과민성) 및 분노 ▲ 슬픔과 우울함 ▲ 무기력감 ▲ 극심한 배고픔 혹은 식욕 상실 ▲ 의사결정의 어려움 ▲ 명확한 이유 없는 울음 ▲ 두통 및 위장장애 ▲ 수면 장애 등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사고 당시의 참혹한 영상과 사진 공유는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며 "현장 영상이나 뉴스를 과도하게 반복해서 보는 행동은 자신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을 권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자가 진단법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복지센터의 국립 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위험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자가 진단 척도가 올라와 있다.
질문은 총 5가지로 ▲악몽을 꾸거나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도 그 경험이 떠오른 적이 있다 ▲그 경험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거나 떠오르게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했다 ▲늘 주변을 살피고 경계하거나 쉽게 놀라게 됐다 ▲다른 사람, 일상 활동, 또는 주변 상황에 대해 가졌던 느낌이 없어지거나, 멀어진 느낌이 들었다 ▲사건이나 사건으로 인해 생긴 문제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거나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원망을 멈출 수가 없었다 등이다.
지난 한 달 동안 이 중 3~5가지를 경험했다면 '심한 수준'으로 추가적인 평가나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2가지를 경험했다면 주의가 요망되며, 0~1가지만 해당하면 정상 수준이다.정부는 이번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발생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국가 트라우마센터 내에 '이태원사고 통합 심리 지원단'을 구성했다. 유가족 600여 명(사망자당 4명), 부상자 150명, 목격자 등 1천여 명 등과 재난 지원인력이 지원 대상이다.

이들과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마음 안심 버스도 운영 중이다. 현재 서울 시내 분향소 2곳에 5대가 배치돼 있는데, 정부는 전국으로 확대 배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심리적 도움이 필요한 국민은 마음 안심 버스 외에 위기 상담 전화에 연락해도 된다. 정부는 상담을 희망하는 국민이 늘어나자 상담사와 상담 전화 회선을 늘릴 방침이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