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세탁방지팀 키우는 김앤장…외부 전문가 줄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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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IN & OUT김앤장법률사무소가 외부 전문가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자금세탁방지 조직을 키우고 있다. 암호화폐 매매대금을 수입대금으로 속여 해외로 빼돌린 ‘불법 외화송금 사건’ 등 새로운 유형의 자금세탁이 늘자, 대응방안 모색을 위한 법률자문 업무를 수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다.
금감원 출신 신상훈·김승민 위원 합류
금융·플랫폼기업 출신 변호사들도 영입
새 자금세탁 수법 잇달아 등장하자
방지 방안 모색 위한 자문 수요도 증가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앤장은 최근 금융감독원 출신의 신상훈·김승민 전문위원을 자금세탁방지팀 새 식구로 맞이했다. 신 위원은 금감원 자금세탁방지실 등에서 근무하며 이 분야 경험을 쌓은 베테랑으로 평가받는다. 김 위원도 금감원뿐만 아니라 과거 증권회사 정보기술(IT) 관련 부서에서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구축작업을 맡는 등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아왔다. 이들 외에도 조세경·임이레 변호사 등 금융·플랫폼기업에서 근무했던 변호사들이 김앤장 자금세탁방지팀에 합류했다. 2012년 출범 후 지속적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정영기 팀장(사법연수원 35기)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출신인 고철수 전문위원 등이 주축이 된 자금세탁방지팀은 현재 3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국내 로펌업계 최대 규모다.김앤장이 자금세탁방지팀 몸집을 불리는 것은 이 분야에서 새로운 법률자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최근 핀테크, 전자금융, 가상자산 등 새로운 금융산업이 탄생하면서 은행과 증권사 등 전통적인 금융회사 외에도 자금 이동업무에 관여된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 및 통신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국경을 넘나드는 자금 규모가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자금세탁 수법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가상자산 매매대금을 정상적인 수입대금인 것처럼 속여 해외로 빼돌린 이른바 ‘불법 외화 송금’ 사건이 대표적이다. 대구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이일규)는 지난달 이 같은 자금세탁을 벌인 2개 조직의 일당 9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유령회사를 세운 뒤 허위 증빙자료를 만든 뒤, 가상자산 거래로 손에 쥔 약 9300억원을 수입대금으로 탈바꿈해 해외로 송금했다. 시중은행을 통해 송금이 이뤄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금융권 전반에 걸쳐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분위기다.
법조계 관계자는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금융업 범위가 점점 넓어지면서 관련 분야별 전문가들간 협업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김앤장뿐만 아니라 다른 로펌들도 새로운 법률자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세탁 방지 조직 규모를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