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장·인니 선임장관 통화…시진핑, G20 참석하나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G20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선임 장관 루훗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전화 통화를 했다.

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통화에서 "중국은 양국 정상이 확립한 운명공동체 공동 건설 방향에 따라 인도네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 및 세계 평화와 발전을 위해 계속 새로운 기여를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가 의장국의 책임을 다해 G20 정상회의를 잘 개최하기를 확고히 지지한다"며 "정상회의가 거시경제 정책의 조율을 강화하고 세계경기 침체와 글로벌 거버넌스 혼란 등 심각한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루훗 장관은 G20 정상회의 준비상황을 설명한 뒤 "지정학적·경제적 도전에 직면해 중국의 역할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긴밀해 조율해 이번 정상회의를 잘 개최해 세계 평화와 안녕을 공동으로 수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과 루훗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G20 정상회의 참석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2일 성명에서 20개국 정상 중 3개국 정상이 참석 확인서를 내지 않았다며 참석을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참석 확인서를 내지 않은 정상을 밝히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시 주석을 비롯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등 3명이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은 시 주석의 G20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최근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지은 시 주석이 '앞마당' 격인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자신의 강화된 위상을 선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중국 기업인들이 최근 대규모로 인도네시아 비자를 신청했다는 소문도 있다.

시 주석은 지난 9월 중앙아시아 순방 등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2년 이상 중단한 대면 외교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고 당대회가 끝나자마자 베이징에서 베트남, 파키스탄, 탄자니아 정상 등을 만났다.

4일에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경제인들을 대동하고 중국을 방문한다.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대면 정상회담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도 열릴 수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G20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통해 긴장이 완화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G20 정상회의는 오는 15일부터 이틀 동안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