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이재명, 화재 때 떡볶이 먹방" vs 전재수 "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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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정부 책임론' 두고 설전정미경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의 '정부 책임론'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최근 여야가 이태원 참사의 책임 소재를 두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쟁이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모양새다.
정미경 "이재명, 내로남불의 기본"
전재수 "지금 그 얘기할 때인가"
정 전 최고위원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가는 어디에 있었는지 묻고 싶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근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내로남불의 기본"이라고 운을 뗐다.정 전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국가, 정부가 어디 있었냐는 그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본인은 과거에 경기도의 책임자였을 당시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때 먹방을 찍으신 분"이라며 "국가가 어디 있었냐고 얘기하면 우리는 머릿속에 '당시 화재 때 어디 계셨냐' 이렇게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 전 최고위원이 언급한 먹방은 이 대표가 2021년 6월 17일 경기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와 '떡볶이 먹방'을 찍어 논란을 빚은 것을 말한다. 이 대표는 당시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었지만, 모든 일정을 즉시 취소하고 더 빨리 현장에 갔어야 마땅했다는 지적이 옳다"고 사과했다.
정 전 최고위원은 "과거의 행적에 대해 조심해야 하는데, 본인은 먹방 찍으러 갈 정도의 판단을 해놓고 지금 여기선 '국가는 어디 있었냐', '사건을 은폐·축소하지 마라' 이렇게 얘기하면 이게 너무나 내로남불의 기본이고 '왜 다른 사람한테는 이렇게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그러자 전 의원은 "참 그러고 싶냐. 지금 이 상황에 그러고 싶냐"며 "저는 참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우리가 압사당할 때 국가와 정부가 어디 있었는지 남겨진 유가족들이 묻고 있다"며 "112 신고에 '압사당할 것 같다', '아수라장이다', '난리가 났다'는 일상적 표현이 아닌 신고가 접수될 때 국가와 정부는 뭐 했느냐"고 반문했다.
전 의원은 "이 이야기(국가는 어디 있었나)는 이 대표의 말이 아니고 희생자와 남겨진 유가족, 국민들이 우리 청춘들이 길을 걷다가 포개져서 압사당할 때 국가와 정부가 어디 있었는지, 왜 출동을 못 했는지, 왜 인원 분산을 하지 않았는지, 왜 일방통행을 하지 않았는지, 왜 교통통제를 해서 차도를 사람이 걸어 다니는 인도를 확보하지 않았는지 그걸 묻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 이 상황에서 내로남불 이야기할 때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정 전 최고위원은 "세월호 이후에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뭐라고 했나. 앞으로 안전을 최고로 이런 사고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겠다고, 다 막겠다고, 시스템 다 만들겠다고 하지 않았냐"며 "그래서 시스템 만들었나. 112 시스템 왜 안 고쳤나. 소방, 경찰 시스템 왜 정비 안 했나"라고 했다.정 전 최고위원은 "이런 사고가 났다는 것 자체는 일단 문재인 정권에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 약속을 어기지 않았느냐"며 "우리는 이제 앞으로 이런 큰 사고에 대비하는 모든 국가적 시스템이 완비돼 있을 것으로 믿고 있었는데, 아니지 않나. 그 얘기 한 게 그렇게 화가 나냐"고 재차 물었다.
전 의원은 "제가 참 어이가 없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난 뒤 언론 탓, 야당 탓, 전 정권 탓, 또 민주당 탓, 과거 탓하더니 정말 이 압도적인 슬픔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문재인 정부를 탓하냐"며 "돌아가신 청춘들과 남겨진 유가족을 생각한다면, 이 트라우마에 허우적대고 있는 우리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여기서 지금 그런 탓을 해야겠나. 원인을 규명하고 보완하는 위주로 가야지 이런 식의 토론은 하기 싫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