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곤충이 사라지면…전 지구적 재앙이 시작된다

침묵의 지구

데이브 굴슨 지음
이한음 옮김
까치
416쪽│2만2000원
많은 이들이 곤충을 혐오하거나 무서워한다. 징그러운 데다 질병을 옮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시에 모여 살게 된 사람들은 집파리, 모기, 바퀴벌레 외에 다른 곤충을 접할 기회가 줄었다. 그래서 곤충을 방제 대상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곤충은 지구의 환경 유지에 필수적인 존재다. 그들은 작물을 수정시키고, 배설물과 사체를 분해하고, 토질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등 생태계를 움직이게 한다. 먹이사슬 밑바닥에 있는 곤충은 조류, 파충류, 양서류, 작은 포유류 등에 꼭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해준다. 그래서 곤충이 사라지면 야생 동물뿐만 아니라 인류에게도 큰 재앙이다. 곤충은 존재 자체로 가치가 있는 생물이다.데이브 굴슨 영국 서식스대 생물학과 교수는 <침묵의 지구>에서 곤충 개체가 줄어들면서 인류가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곤충 감소의 실태와 원인을 자세히 검토하면서 그들의 멸종에 인간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세계 많은 지역에서 최근 30년 동안 곤충 수가 4분의 3가량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경작지는 곤충들의 먹이 식물을 앗아갔고, 농약은 땅을 오염시켜 곤충들을 저세상으로 보냈다.

그렇다면 곤충의 멸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야생 생물이 풍부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로변, 공원, 회전 교차로, 건물 주변 등에 농약을 살포하지 않는 야생화 정원을 많이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 경작 방식도 더 많이 알려 토지 오염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기회의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바꿀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