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광산사고 열흘째, 막장 붕괴로 진입로 확보 일시지연(종합)

안타까운 시간은 흐르는데…남은 암석구간 진입로 24m 남아
구조 당국, 천공서 생존 반응 확인 시도·진입로 확보 작업 동시 진행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매몰사고 열흘째인 4일 구조당국이 구출 진입로 확보 공사를 하던 '막장'(갱도의 막다른 곳)에서 소규모 붕괴가 발생하며 작업이 다소 지연됐다. 구조당국은 또 고립 작업자 2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조 예정 지점' 일대에 천공기 11대를 투입해 생존 반응 확인에 나서고 있으나 이날 오후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구조 당국은 이날 오후 3시께 '3편 본선 갱도'(평면도 상 상단 갱도) 폐쇄 지점(수평 거리 273m)에서 낙석을 제거하던 중 막장이 붕괴해 작업자들이 대피했다가 공사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상권 광산업체 부소장은 기자들에게 "앞쪽 갱도가 완전히 막힌 상태에서, 작업자들이 전방을 확인할 수 없는데 상부가 붕괴했다"고 설명했다. 갱도 상부에서 쏟아져 내린 암석 덩어리 크기는 크게는 직경 1m, 작게는 10cm로 뒤엉켜 있었다.

작업자들은 2m가량 후퇴해, 수평 거리 271m 지점에서 '동바리'라 부르는 철제 지주를 설치하며, 진입로 확보 작업을 재개했다.
작업 중인 갱도를 막고 있는 폐쇄 구간은 약 30m였으나, 쇼벨(굴삭기) 작업 등을 통해 6m가량의 공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구조 당국이 확보해야 하는 갱도 내 수평 거리는 295m 중 24m가 남았다.

고립된 광부들이 사고 당시 있었던 '3편 갱도'까지는 수평 거리 295m 지점에서 30m 더 나아가야 한다.

기존 구출 경로로 거론된 '램프 웨이'(평면도 상 하단 갱도) 폐쇄 지점은 고립된 광부들이 대피했을 것으로 예상돼 발파 작업을 하지 못했다.
이날 갱도 내 구조 진입로 확보에는 작업자 36명이 4개 조로 나뉘어 투입됐다.

구조 당국은 고립 광부 2명의 생존 반응 여부 확인 작업과 구조 진입로 확보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구조 당국은 이날 '구조 예정 지점' 일대에 천공기 11대를 투입하는 등 생존신호 확인 작업에 속도를 냈다.

그간 시추 작업을 하지 않았던 제1 수직갱도와 가까운 쪽(8호공·10호공)에도 추가 천공 작업을 하고 있으나, 가파른 지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름 200mm 크기 천공기가 작업을 하던 8호공은 76mm 천공기로 동경(지름)을 줄여 재작업하기로 했다.

목표 깊이는 지하 200m다.

기존에 시추 작업을 하던 곳(목표 깊이 지하 170m)보다 약 30m 높은 지형에 위치해 조금 더 깊게 땅을 파 내려가야 한다.

11대 중 3대(3호공·4호공·6호공)는 전날 목표 지점인 지하 170m에 도달해 내시경과 음향탐지 장치로 갱도 내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반응을 포착하지 못했다.

군(軍) 보유의 천공기가 투입된 13호공은 이날 오후 3시께 목표지점에 도달해 내시경·음향탐지를 준비 중이다. 당국은 전날 뚫린 구멍을 통해 식음료(미음 등)와 의약품(식염포도당 종합진통제 해열제), 보온덮개, 가족의 편지 등을 내려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