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작품에 수프 끼얹었다…기후활동가들, 또 명화 테러

'해바라기' 이어 '씨 뿌리는 사람' 표적
반 고흐 작품 '씨 뿌리는 사람'에 야채수프 끼얹은 이탈리아의 기후활동가들. 연합뉴스
기후단체 활동가들의 명화 테러가 잇따르는 가운데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이 수난을 겪고 있다.

4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은 이탈리아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지오네(Ultima Generazione)' 소속 활동가들이 이날 로마의 보나파르테 궁전 미술관에 전시된 반 고흐의 작품 '씨 뿌리는 사람'에 접근해 야채수프를 끼얹었다.이들은 이 단체의 로고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를 입은 후 그림 아래 쪼그리고 앉아 벽에 자신들의 손을 접착제로 고정한 뒤 "기후 위기를 초래하는 화석 연료 사용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이들 단체 이름인 '울티마 제라지오네'는 마지막 세대라는 뜻이다.

보도에 따르면 보안 요원들이 즉시 출동해 관람객들을 내보내고 전시실을 폐쇄했다. 유리 액자 덕분에 그림은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반 고흐의 작품은 앞서 다른 환경단체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영국의 환경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 소속 활동가들은 지난달 14일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반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에 토마토수프를 끼얹는 시위를 벌였다.

이 밖에도 최근 전 세계 각국에서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려는 활동가들이 세계적인 명화에 이물질을 뿌리거나 접착제로 손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독일 환경단체 라스트 제너레이션은 지난달 23일 포츠담 바르베리니 미술관에 전시된 클로드 모네의 작품 '건초더미'에 으깬 감자를 끼얹었고, 같은 달 27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얀 페르메이르의 명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타깃이 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