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쉬는 동안 돈 맡기고 이자 챙긴다"…요즘 인기 투자는? [신민경의 편드는 펀드]

쉬는 것도 투자…파킹형 ETF 주목
원금손실 없고 언제든 입출금 가능

CD금리 ETF, 올 들어 순자산 570% 뛰어
KOFR ETF, 상장 6개월 만에 덩치 3위로
사진=연합뉴스
오락가락하는 증시에 주식·코인 투자는 주저되고 예적금에 돈을 넣어두자니 목돈이 묶이는 게 영 마뜩잖습니다. 시장을 관망하는 동안 위험자산에서 빼둔 자금을 잠시 맡길 곳이 필요합니다. '파킹통장'이 최근 뜨거운 인기를 얻는 이유입니다. 차를 주차하듯 돈을 은행에 보관한 돈을 언제든지 뺄 수 있는 것인데, 금리 상승기인 만큼 쏠쏠한 이자 수익까지 챙길 수 있습니다.

주식 투자자 중에서도 한 템포 쉬어가고자 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은행 계좌를 새로 만들어 가며 파킹통장에 가입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존 증권계좌에서도 '파킹'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등 파킹형 ETF를 통하면 됩니다. 6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일 종가 기준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의 순자산은 1조6409억원입니다. 2020년 7월 상장한 이 ETF의 순자산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2459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올들어 무려 1조4000억원 가까이 불어난 겁니다. 단기자금을 운용하는 기관들이 주된 타깃인데도 개인들은 230억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불확실한 시장에서 자금을 '파킹'하려는 수요가 이처럼 눈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ETF는 매일 새로 고시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수익률을 추종합니다. 하루만 보유해도 만기가 91일인 예금 수준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CD 91일 금리는 잔존만기가 유사한 국채·통안채나 단기금융상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 비해 일반적으로 높은 금리를 형성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기초지수는 'KIS CD금리투자' 지수인데,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수의 산출기준에 변화를 줬습니다. 이전엔 오전과 오후 고시되는 금융투자협회 CD 91일 금리를 바탕으로 하루 두 번 지수를 산출했지만, 오후 고시금리만을 활용해 지수를 산출하기로 한 겁니다. 이렇게 되면 오전과 오후 금리의 차이로 발생 가능한 ETF 손실 가능성마저 차단한 것이어서 ETF 수익률 안정성이 더 높아집니다.한국 무위험지표금리(KOFR) 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KOFR금리 액티브(합성)'의 성과도 놀랍습니다. 지난 4월 말 상장한 'KOFR금리 액티브(합성)'의 3일 기준 순자산은 3조836억원으로 국내 전체 ETF 631종 가운데 3위로 올라섰습니다. 미래에셋운용의 스타 ETF인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와 순자산 격차가 1000억원도 안 돼, 최근 들어서 2·3위를 다투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습니다.

무위험지표금리 추종상품 특성상 상장 이후 손실이 발생한 날이 하루도 없다는 점이 돋보입니다. 기초지수 대비 수익률이 높아서 최근 개인들의 장내 거래도 크게 늘었습니다. 상장 이후 약 6개월간 개인은 755억원 넘게 사들였습니다.

금리 인상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때문에 시중금리에 연동된 두 ETF의 수익률 전망은 밝은 편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서 공시한 것을 보면 지난 3일 기준 KOFR와 CD금리는 각각 2.889%, 3.97%입니다. 2~3%대 수준인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저축은행들의 파킹통장 금리와 비슷하거나 웃도는 수준인 겁니다. 여기에 이들 파킹통장 금리는 마케팅 동의와 급여 이체 등 조건을 충족한 우대금리까지 반영된 게 대부분입니다. 물론 ETF는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와 'KOFR금리 액티브(합성)'의 총보수는 0.03%, 0.05%입니다. 이 보수율이 각 ETF 가격에 녹아있다는 것인데, ETF 상품들을 통틀어서도 보수가 낮은 편이어서 부담될 정도는 아닙니다.

오민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은 "위험자산 위주로 활발히 투자해온 사람들이 잠깐 쉬어가기엔 금리추종 ETF가 제격이다. 금리 자체가 마이너스로 가지 않는 한 손실 가능성이 전혀 없고 총보수와 스왑비용만 뺀 수익률을 날마다 쌓아주기 때문에 파킹통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