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고용 호조 속에 상승…나스닥 1.28%↑ 마감

뉴욕증시가 10월 고용 지표 호조에 닷새 만에 상승했다.

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1.97포인트(1.26%) 오른 32,403.22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50.66포인트(1.36%) 상승한 3,770.55를, 나스닥지수는 132.31포인트(1.28%) 뛴 10,475.25를 나타냈다.

3대 지수는 5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다만 한 주간 다우지수는 1.4% 하락했고, 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3.4%, 5.7%가량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노동부의 10월 고용 보고서와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목했다.

미국의 10월 고용은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여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 긴축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주가는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와 중국발 훈풍, 연준의 12월 속도 조절 기대 등에 개장 초부터 오름세를 보였다. 미 노동부는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6만1천 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0만5천 명 증가보다 많은 수준이다.

9월 수치는 26만3천 명에서 31만5천 명으로 상향 수정됐고, 8월 수치는 31만5천 명에서 29만2천 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올해 월평균 고용은 40만7천 명 증가해 지난해 월평균 고용인 56만2천 명보다 줄어들었으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월평균 16만4천 명보다는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10월 임금상승률도 전월 대비 0.37% 오르고, 전년 대비 4.73% 상승했다.

전달에는 각각 0.31%, 4.98% 올랐다.

임금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은 고용 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하다는 방증이다.

10월 실업률은 3.7%로 전달의 3.5%로 상승했다.

경제활동참가율도 이전의 62.3%에서 62.2%로 하락했다.

이를 두고 고용이 천천히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고용이 탄탄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연준의 고강도 긴축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가는 고용 호조에 오히려 반등세를 보였다.

그동안 증시는 고용이 강한 모습을 보이면 연준의 긴축 우려가 커져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날은 반대로 움직였다.

고용이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침체 우려를 일부 덜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4.80%까지 올랐다가 4.68%까지 하락했다.

연준이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지표 발표 후 한때 64.5%까지 올랐으나 마감 시점에 38% 수준으로 하락했다.

연준 당국자들은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면서도 최종 금리는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더 긴축적인 정책이 얼마나 필요하지를 살피는 새로운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는 "때때로 브레이크를 밟고, 약간 더 방어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금리 인상 속도를 둔화시킬 경우 더 오래 금리가 오르고 잠재적으로 더 높은 금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준금리가 5%를 웃돌 수 있다고 말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우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금리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긴축이 필요한지를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더 느린 인상이 종종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해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다만 지금은 "얼마나 빠르게 금리를 올리느냐, 즉 속도보다 얼마나 높이 올리느냐로 초점이 이동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나온 고용 보고서는 "경제를 식히고, 수요와 공급을 균형으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자신은 내년 3~4월에 금리가 4.9% 근방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은 그보다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금리가 5%를 넘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편, 긍정적인 고용 지표에도 기업들의 감원 소식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차량공유업체 리프트와 지불 결제업체 스트라이프가 각각 전체 인력의 13%, 14%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아마존은 본사 인력 채용을 동결하기로 했다.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는 정리 해고를 시작했으며, 일각에서는 전체 직원의 절반을 감원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날 주가 부양에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힘을 보탰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조만간 입국자에 대한 격리 규정을 10일에서 7일이나 8일로 줄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쩡광 전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수석 과학자가 씨티그룹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며 홍콩과 본토 간 국경은 내년 상반기나 혹은 그보다 일찍 개방되고, 본토와 다른 국가들과의 국경은 이후에 재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에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중국 관련 주식도 상승했다.

기업들의 실적은 종목별로 엇갈리고 있다.

스타벅스는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과 매출을 발표해 주가는 8% 이상 올랐다.

도어대시의 주가도 기록적인 주문과 예상치를 웃돈 매출 소식에 8% 이상 상승했다.

스포츠 베팅업체 드래프트킹스의 주가는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작았다는 소식에도 회사가 장기적인 경기 둔화가 고객들의 지출을 축소할 것이라고 경고해 28% 폭락했다.

중고차 거래업체 카바나의 주가는 예상보다 분기 실적이 악화했다는 소식에 39%가량 폭락했다.

클라우드 업체 트윌리오의 주가는 4분기 가이던스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34% 이상 폭락했다.

블록(스퀘어)의 주가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11% 이상 올랐다.

S&P500 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오르고, 자재(소재) 관련주가 3% 이상 오르고, 금융과 통신, 기술, 산업, 부동산, 필수소비재, 에너지 관련주가 모두 1% 이상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고용이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예상보다 더 오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리온 어드바이저 솔루션스의 러스티 반네만 수석 전략가는 10월 고용보고서는 연준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남았다는 의미라며 "이는 연준이 보길 원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소식은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하고, 임금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보는 속도로 둔화하지 않을 것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미즈호의 알렉스 펠레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핵심은 노동시장은 여전히 너무 타이트하고, 매우 천천히 식고있다는 것이다"라며 연준의 기준금리가 내년 봄에 5% 이상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2월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38.5%,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61.5%를 나타냈다.

내년 3월에 기준금리가 5.00%~5.25%로 인상될 가능성은 45.3%를, 5.25%~5.50%로 높아질 가능성은 17.5%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75포인트(2.96%) 하락한 24.55를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