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진상 외장하드 50일째 못열어봤다"…野 "악의적 왜곡"

사진=연합뉴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주거지에서 압수한 외장하드를 50일째 열어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5일 오후 기자단에 문자 공지로 "정 실장 주거지에서 외장하드를 압수했으나 현재까지 파일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검찰은 "외장하드 포렌식 과정에서 암호가 걸려있는 사실이 확인돼 포렌식 절차에 참여한 변호인에게 비밀번호 제공 의사를 확인했으나 이를 거부해 비밀번호 해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수사 중인 사안으로 상세히 확인해드리기 어려우나 (언론에서) 문의가 많아 오보 방지 차원에서 알린다"고 했다. 아울러 "압수수색 당시 외장하드와 별도로 정 실장 측 아들의 소유라고 주장한 '노트북'은 압수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뒤인 지난 9월 16일 정 실장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외장하드를 확보했다. 최근 일부 언론이 '정 실장 측이 외장하드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아 검찰이 50일째 이를 열어보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민주당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의 문자 공지는 '포렌식에 협조했다'는 취지의 민주당측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이날 오후 민주당은 정 실장이 대장동 사업자들로부터 1억원 가까운 금품을 받은 혐의를 검찰이 포착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는 한편 "검찰이 압수한 외장하드는 정 실장 아들의 것이며, 검찰이 포렌식으로 이를 확인했음에도 악의적으로 내용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당시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은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지난 9월 이 의혹에 연루된 전 두산건설 대표 A씨와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B씨를 기소하면서 이들의 고소장에 이 대표와 당시 시 정책실장이던 정 실장을 공범으로 적시한 바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