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기' 두려웠나…타이거글로벌, 中 주식 투자 중단

中 '1인 체제' 완성
지정학적 위기 고조
"투자환경 악화 부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헤지펀드인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가 중국 주식 투자를 중단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임 성공 이후 중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지난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타이거글로벌이 중국 주식 투자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기술주 투자에 집중해온 타이거글로벌이 손을 뗄 정도로 투자 환경이 악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이거글로벌은 기술주 투자자로 유명한 체이스 콜먼이 이끄는 헤지펀드다. 2000년대 초 중국 빅테크 투자에 성공해 이익을 불렸다. 당시 투자한 기술업체 중 하나가 알리바바그룹이다. 징둥닷컴엔 2억달러를 투자해 50억달러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거글로벌이 중국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평가한 계기는 시진핑의 3연임이었다. WSJ에 따르면 찰스 체이스 콜먼 창업주를 비롯한 타이거글로벌 경영진은 중국 지도부가 시 주석 충성파인 ‘시자쥔’으로 채워짐에 따라 대만과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코로나19 봉쇄 조치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다.중국 지도부가 봉쇄를 반복하며 이미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등 중국 내수 경기가 침체됐다.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 중앙군사위원회의 부주석으로 허웨이둥 동부전구 사령관을 임명하자 지정학적 위기감도 높아졌다. 대만과 동중국해를 관할해온 허 부주석은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해 고강도 무력 시위를 계획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타이거글로벌 헤지펀드는 최근 중국 주식 비중을 10% 미만으로 축소했다. 포트폴리오상 투자 기업 수를 줄이고 소수 기업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덕분에 최근 폭락장에서 큰 손실은 피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