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짐지고 느긋하게…CCTV에 찍힌 용산서장 '늑장 이동'

이임재 전 용산서장이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10시59분쯤 서울 이태원 앤틱가구거리에서 뒷짐을 진 채 이태원파출소로 이동하고 있다. 당초 이 전 서장은 사고 당일 오후 10시20분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한 것으로 보고됐으나, 경찰청 특별감찰팀이 CCTV 등을 확인한 결과 오후 11시5분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다. 연합뉴스TV 캡처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이임재 당시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차량 이용을 고집하다 도보 10분 거리를 이동하는 데 약 한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발생 40분이 지나 사고현장 인근에 도착한 후 뒷짐을 진 채 느긋하게 파출소로 향하는 모습도 CCTV에 찍혀 논란이 되고 있다.6일 연합뉴스TV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삼각지역 인근 집회 현장에 나갔다가 사고 발생 50여분 전인 오후 9시24분쯤 용산서 인근 식당에 도착했다.

이 전 서장은 오후 9시47분쯤 식사를 마친 뒤 관용차량을 타고 이태원으로 출발했다. 이 전 서장은 10분 뒤인 10시쯤 녹사평역 근처에 도착했으나 교통정체로 이태원 현장에 진입할 수 없었다.

이 전 서장은 여러 우회도로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진입할 수 없었고, 오후 10시55분에서 11시1분 사이 참사 현장 근처인 앤틱가구거리에서 하차해 걸어서 이태원 파출소까지 이동했다.녹사평역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인 이태원역까지 이동하기 위해 차량 안에서 1시간가량을 소요한 셈이다.

연합뉴스TV가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오후 10시59분 한 무리의 인파가 앤틱가구거리를 지나고 있었고, 그 뒤로 걸음을 옮기는 이 전 서장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전 서장은 이날 오후 11시5분경에야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했고 이후 3층 옥상으로 올라가 현장을 보며 사고 대응 지시를 내렸다.이와 관련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 전 서장이 당일 행적을 허위 보고했다는 의혹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참사 당일 상황이 담긴 용산경찰서 상황보고서에는 이 전 서장이 사고 발생 5분 뒤인 오후 10시20분 현장 인근에 도착했다고 적혀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