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 대통령, 홍준표 시장 불러 조언 구한 이유는

윤 대통령 초청으로 지난달 용산서 회동
"TK 민심이반 대책 관련 조언 들은듯"
사진=김병언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달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무슨 일이 있었나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회동은 윤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만남 시점은 '이태원 참사' 발생 이전이다.이번 회동에서 윤 대통령은 홍 시장에게 대구·경북 지역의 지지율 제고 방안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게 왜 중요한가

윤 대통령과 홍 시장이 관계는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이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대선 후보 확정 직후 윤 대통령의 캠프 합류 요청에 홍 시장은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사실상 거절했다.
이같은 갈등은 대선을 1개월여 앞두고 홍 시장이 선대위 상임고문직을 수락하면서 봉합되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홍 시장이 원했던 대구시장 전략공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앙금은 남았다.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이 홍 시장에게 손을 내민 것은 여당의 텃밭인 TK지역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느낀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TK에서 어떤 일이 있길래

윤 대통령은 보수정부 대통령 중에는 유일하게 영남에 연고가 없다. 상황에 따라 언제든 TK지역 민심이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윤 대통령에 대한 TK지역 민심은 심상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3일 대구에서 가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한 지역 기자가 다음과 같이 질문한 것이다."국민의힘이 과연 이 상태에서 차기 총선에 현 (민주당의) 과반 의석수 상황을 뒤집을 수 있나.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과거에 대통령이 탈당했던 것처럼 비대위에서 권한은 없겠지만, 대통령에게 탈당을 주문할 생각이 있나"

현장에서는 해프닝으로 넘어가는 분위기였지만 당내에는 어느 정도 파장을 남겼다는 후문이다. 다음은 국민의힘 관계자 이야기.

"당내에서 우려만 나오던 TK지역의 민심 이반 징후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대통령 지지율이 워낙 낮다보니 취임 5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핵심 기반인 TK에서 대통령 탈당 이야기가 나왔다."지역에서는 대통령실 인사라인에 TK 출신이 소외되며 공직 인사에서 지역 출신이 배제되고 있다는 비판도 들린다.

그래서 어떻게 되나

다만 윤 대통령이 홍 시장을 불러 이야기를 들은 것은 정치적 제스처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여당 내에서 원내대표와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을 TK 출신이 맡는 등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배려'를 더 해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TK신공항특별법 등 지역 현안이나 인프라 예산을 신경 쓰는 방식으로 지지율을 관리할 가능성은 높다.

다만 현재 TK지역의 전반적인 국정 지지율은 8~9월 대비 높아진 상황이다.<대구경북 국정지지율>
11월 1주 45%
10월 4주 47%
10월 3주 48%
10월 2주 41%
10월 1주 44%
9월 4주 41%
9월 3주 44%
9월 1주 43%
8월 4주 39%
자료:한국갤럽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