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억원 증발 카지노 핵심 피의자 영장 재신청하나

"공범 지목된 말레이시아 임원 행방은 몰라"
위탁된 압수물 이자 1천800만원…국고 귀속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146억원 증발 사건'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경찰이 한차례 기각된 핵심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과 출국정지를 검토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내 VIP 금고에서 145억6천만원을 훔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횡령)를 받는 중국인 우모(34)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과 관련해 보강수사를 거쳐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사안에 따라서는 우씨의 출국을 정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카지노 손님 모집 에이전트 업체 직원 우씨는 2020년 1월께 랜딩카지노에서 자금을 관리하던 중국계 말레이시아 국적의 임원 임모(56·여)씨와 공모해 145억6천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우씨는 경찰 조사에서 "카지노에서 따서 내 금고에 보관해 오던 돈"이라며 "공범으로 지목된 임씨의 행방은 모른다"고 진술했다.

우씨는 또 2020년 2월 해외로 출국해 최근까지 해외에서 체류한 사유를 "개인 사정이 있어 경찰 출석이 늦어졌을 뿐 수사 회피 목적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145억6천만원이라는 돈이 카지노에서 딴 것으로 보기에는 턱없이 많은 액수라고 판단하고 있다. 랜딩카지노를 운영하는 람정엔터테인먼트(이하 람정) 측은 이 돈이 본사인 홍콩 랜딩인터내셔널의 종속회사인 골든하우스 벤처스(Golden House Ventures Ltd) 소유 현금이라는 입장이다.

골든하우스 벤처스는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버진아일랜드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월 돈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같은 달 추적 끝에 134억원을 찾아내 일단 제주지역 한 은행에 위탁했다. 5만원권 26만8천장에 이르는 이 돈은 경찰의 압수물로, 은행에서 투자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고 보관만 해야 하는 탓에 시중 금리 보다 훨씬 낮은 연 0.1%의 금리가 적용된다.

지난해 1월말부터 이날까지 쌓인 이자는 1천800만원이며, 국고금 관리법에 따라 추후 국고로 귀속된다.

경찰은 핵심 피의자인 임씨를 검거해 범죄사실을 소명하기 전까지는 해당 돈에 대한 압수 조치를 유지할 계획이다.

앞서 람정은 지난해 1월 4일 카지노에 보관 중이던 현금이 사라졌다면서 경찰에 신고했으나 주요 피의자들이 이미 출국한 상태라 9개월만인 지난해 10월 수사가 중지됐다.

그러다 우씨가 지난 2일 2년 8개월 만에 자진 입국해 수사가 재개됐다.

경찰은 지난 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횡령 혐의로 우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6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원은 우씨가 자진 귀국해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돈의 성격과 관련해서도 일단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