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핵심인사들, 11월 들어 핵 협박 발언 수위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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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측, 막후대화 통해 美 등에 핵무기 사용할 뜻 없다는 의사 전한듯"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 분석 공개러시아 크렘린궁 핵심 인사들이 11월 들어 핵 협박 발언의 수위를 낮췄다고 미국의 국방·외교 분야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가 6일(현지시간) 분석했다.ISW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2일 '핵전쟁 예방'에 대한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핵전쟁은 용납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엄격하고 일관되게 따르고 있다"며 "핵전쟁은 승자가 있을 수 없고,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핵무기의 감축과 제한에 노력하고 있다는 다짐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핵무기를 쓸 필요가 없다며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한 적이 전혀 없고 다만 서방 국가 지도자들의 협박에 대응해 발언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며 푸틴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역시 지난달에 핵 관련 강경 발언을 잇달아 했으나 최근 들어 수위를 점차 낮추고 있으며, 이제는 우크라이나 상대 전쟁에서 러시아가 단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초점으로 삼고 있다.
푸틴과 크렘린궁 핵심 인사들은 푸틴이 9월 30일에 한 '우크라이나 점령지 4개주 합병선언' 연설을 계기로 10월 한 달간 핵무기 사용에 관한 언급을 부쩍 자주 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협상에 응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해 서방 측이 지원을 계속하기 어렵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푸틴은 9월 30일 연설에서 핵무기에 관한 언급을 몇 차례 했으나,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직접 위협하는 발언은 피했다.
푸틴의 9월 30일 연설과 10월 발언은 크렘린궁이 의도했던 것만큼의 공포감을 우크라이나 정부 내에 형성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ISW의 분석이다.
ISW는 또 러시아가 핵 협박 발언 수위를 높인 시기가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주, 헤르손 주 등에서 10월 초 대패한 시점과 겹치는 점을 지적하면서 러시아가 군사적 어려움과 동원의 문제에서 관심을 돌리고 우크라이나의 서방 파트너들에게 겁을 주려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이 기관은 이달 들어 크렘린궁이 핵 협박 발언 수위를 낮춘 것을 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를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엄청난 부담만 지게 될 뿐 작전상 이점은 거의 없다는 점을 러시아군 고위 군사 지휘관들과 크렘린궁 내 일부 인사들이 어느 정도 깨닫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크렘린궁이 운영하는 TV 프로그램에서는 아직도 핵 협박 관련 내용이 방영되는데 이는 맹목적 애국주의가 지배적인 러시아의 매체 풍토 때문이며 국내 시청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ISW는 분석했다.
또한 러시아 정부 핵심 관계자들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상대로 막후 대화를 통해 핵무기를 사용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ISW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 사용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서기와 접촉을 계속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주영국 러시아 대사인 안드레이 켈린이 10월 26일 인터뷰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여러 나라 국방장관들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핵무기를 쓰는 데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고 ISW는 설명했다.
켈린 대사는 당시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핵무기 사용은 말도 안 된다"며 자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의 이달 4일 발언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10월 26일 통화한 내용을 보면 중국의 움직임도 러시아의 핵 협박 발언 수위를 낮추는 데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크렘린궁이 지난달과 같은 핵 협박 발언을 또 한다면, 그 목적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압박을 가해 우크라이나가 협상에 응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일 공산이 크다고 ISW는 분석했다.크렘린궁이 핵 협박 발언으로 우크라이나 측을 직접 압박해 협상에 나서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고,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상태라는 게 ISW의 분석이다.
/연합뉴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 분석 공개러시아 크렘린궁 핵심 인사들이 11월 들어 핵 협박 발언의 수위를 낮췄다고 미국의 국방·외교 분야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가 6일(현지시간) 분석했다.ISW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2일 '핵전쟁 예방'에 대한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핵전쟁은 용납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엄격하고 일관되게 따르고 있다"며 "핵전쟁은 승자가 있을 수 없고,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핵무기의 감축과 제한에 노력하고 있다는 다짐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핵무기를 쓸 필요가 없다며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한 적이 전혀 없고 다만 서방 국가 지도자들의 협박에 대응해 발언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며 푸틴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역시 지난달에 핵 관련 강경 발언을 잇달아 했으나 최근 들어 수위를 점차 낮추고 있으며, 이제는 우크라이나 상대 전쟁에서 러시아가 단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초점으로 삼고 있다.
푸틴과 크렘린궁 핵심 인사들은 푸틴이 9월 30일에 한 '우크라이나 점령지 4개주 합병선언' 연설을 계기로 10월 한 달간 핵무기 사용에 관한 언급을 부쩍 자주 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협상에 응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해 서방 측이 지원을 계속하기 어렵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푸틴은 9월 30일 연설에서 핵무기에 관한 언급을 몇 차례 했으나,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직접 위협하는 발언은 피했다.
푸틴의 9월 30일 연설과 10월 발언은 크렘린궁이 의도했던 것만큼의 공포감을 우크라이나 정부 내에 형성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ISW의 분석이다.
ISW는 또 러시아가 핵 협박 발언 수위를 높인 시기가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주, 헤르손 주 등에서 10월 초 대패한 시점과 겹치는 점을 지적하면서 러시아가 군사적 어려움과 동원의 문제에서 관심을 돌리고 우크라이나의 서방 파트너들에게 겁을 주려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이 기관은 이달 들어 크렘린궁이 핵 협박 발언 수위를 낮춘 것을 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를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엄청난 부담만 지게 될 뿐 작전상 이점은 거의 없다는 점을 러시아군 고위 군사 지휘관들과 크렘린궁 내 일부 인사들이 어느 정도 깨닫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크렘린궁이 운영하는 TV 프로그램에서는 아직도 핵 협박 관련 내용이 방영되는데 이는 맹목적 애국주의가 지배적인 러시아의 매체 풍토 때문이며 국내 시청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ISW는 분석했다.
또한 러시아 정부 핵심 관계자들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상대로 막후 대화를 통해 핵무기를 사용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ISW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 사용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서기와 접촉을 계속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주영국 러시아 대사인 안드레이 켈린이 10월 26일 인터뷰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여러 나라 국방장관들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핵무기를 쓰는 데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고 ISW는 설명했다.
켈린 대사는 당시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핵무기 사용은 말도 안 된다"며 자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의 이달 4일 발언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10월 26일 통화한 내용을 보면 중국의 움직임도 러시아의 핵 협박 발언 수위를 낮추는 데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크렘린궁이 지난달과 같은 핵 협박 발언을 또 한다면, 그 목적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압박을 가해 우크라이나가 협상에 응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일 공산이 크다고 ISW는 분석했다.크렘린궁이 핵 협박 발언으로 우크라이나 측을 직접 압박해 협상에 나서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고,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상태라는 게 ISW의 분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