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내년부터 소형제품에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 전면 금지

내년부터 소형 제품 포장재에 플라스틱 퇴출
종이상자, 대나무 등 신소재로 대체
일본 전자업체 소니가 앞으로 제품 포장재에 플라스틱을 쓰지 않겠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소형 제품에 우선 적용한 뒤 TV 등 대형 가전제품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소니는 2023년부터 스마트폰, 이어폰 등 소형 제품에 한해 플라스틱 포장재를 일절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본 내 전자업체 중 플라스틱 포장을 금지한 곳은 소니가 처음이다.플라스틱은 종이·대나무 등을 활용한 신소재 포장재로 대체된다. 일본을 비롯해 해외 수출품에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스마트폰, 카메라, 이어폰 등 무게 1㎏ 이하 소형 제품에 도입한다. 종이상자와 대나무, 사탕수수 등을 활용한 신소재로 교체한다. 종이 사용도 줄이려 설명서를 제품에서 뺄 방침이다. 일러스트나 QR코드를 활용해 이를 대체한다.

TV, 컴퓨터 등 대형제품에서도 플라스틱 포장재를 모두 뺄 예정이다. 대형 가전제품에는 파손을 방지하려 발포 스티로폼 등을 써야 하지만 이를 신기술로 대체할 계획이다. 분말로 제작한 폐지를 발포시키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모든 제품을 포장할 때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방편이다. 지난해 소니 그룹의 제품 출하량 44만t 중 포장재 무게는 약 9만t에 달했다. 지난해 발매한 상품 수 기준으로 소형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수준이다. 소형제품 포장을 위해 일회성으로 쓰이는 플라스틱 양이 상당하다는 지적이다.제조업체임에도 플라스틱 저감에 나선 소니의 전략이 새롭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 토마츠의 니와 히로요시 파트너는 “소니의 대응 방식은 상당히 신선하다”며 “일본 제조기업 중 비슷한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내 탈(脫) 플라스틱 운동은 주로 유통업체와 식품업체 중심으로 이뤄졌다. 일본에선 지난해 4월 ‘플라스틱 자원순환 촉진법’이 시행돼서다. 일본 훼미리마트는 플라스틱 포크 제공을 중단했고 맥도날드는 플라스틱 빨대와 포크를 퇴출했다. 제조기업들도 플라스틱 줄이기에 동참했지만, 소니처럼 전면 금지한 곳은 없었다.

닛케이는 “소비자들은 점점 기업에 환경을 고려한 경영을 요구하고 있다”며 “기업 사이에서 플라스틱 대체 소재에 관한 제휴와 경쟁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