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반값 된 오사카 항공권…"제주 대신 일본 가요"

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모습. 권용훈 기자
7일 오후 4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평일에도 공항 내부는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60대가 넘는 노인들도 많았다. 양손으로 캐리어를 꼭 붙잡은 채 비행기 탑승시간을 기다리던 김모씨(61)는 "가족들과 5년 만에 여행을 가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이달부터 주요 항공사들이 국제선을 증편하면서 국내 공항들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동남아, 일본으로 가는 항공편이 대폭 늘어나면서 천정부지로 뛰었던 항공권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양새다.강달러와 엔저 추세가 이어지면서 미국보다는 일본을 찾는 떠나는 여행객이 많았다. 직장인 이모씨(29)는 "원래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지만 여행사 직원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일본 여행을 추천해줬다"며 "사이판 여행도 함께 추천받았지만 원달러 환율이 조금 진정될 때까지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7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전날 인천공항의 이용객 수는 9만3251명으로 집계 됐다. 인천공항의 일일 여객수가 9만 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발병 이후 2년 8개월여 만이다. 사진은 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모습. 뉴스1
일본으로 가는 항공편이 늘어나면서 항공권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사카행 왕복 항공권이 20~30만원대로 형성돼있다. 지난달 40만~50만원대였던 때와 비교하면 가격 부담이 절반이나 줄어든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노선이 계속 늘어나면 항공권 가격도 조금씩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과거 10만원 이하로 일본을 갈 수 있었던 때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일본 노선을 발 빠르게 증편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인천~도쿄·후쿠오카·오사카·삿포로 노선을 증편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해외여행 수요가 엔저 추세인 일본에 집중돼 있다"며 "오는 22일 인천~나고야 노선 등 다른 항공편도 차례로 재운항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달 중에는 2차 증편도 이뤄질 예정이다. 진에어도 지난달 인천~오사카·후쿠오카 노선을 늘린 데 이어 다음 달 1일부터는 인천~삿포로 노선도 매일 1편씩 운항을 재개한다. 노선 추가 증편과 복항도 검토 중이다. 티웨이항공도 이달부터 일본 노선 증편 및 재운항에 나선다.

한편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사의 일본 노선 수송객은 총 36만903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제주항공이 8만7800명(24.3%)으로 수송객이 가장 많았다. 이어 △대한항공(7만2572명) △진에어(5만7401명) △에어부산(5만5312명) △아시아나항공(5만541명) △티웨이항공(3만2668명) △에어서울(4609명) 순이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