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증시 성적 '마이너스'…선거 악재?

전임 대통령과 S&P지수 비교

취임 이후 중간선거 직전까지
트럼프 21%, 오바마 51% 상승
바이든 1.1% 하락과 대조적

치솟는 금리·인플레에 직격탄
"증시 상황이 표심 좌우할 것"
대통령 지지율과 주가는 어떤 관계일까. 7일(현지시간) 미국 CNN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역대 대통령의 재임기간 주가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임기간 주가는 지지율과 비례해 하락했다. 꺾이지 않는 인플레이션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고강도 긴축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트럼프·오바마 때는 뛰었는데…

7일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날보다 0.96% 상승한 3806.80으로 거래를 마쳤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1월 20일 3851.85와 비교하면 1.16% 하락했다. CNN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받았던 성적과 대조적”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당시 2271.31이었던 S&P500지수는 중간선거 때 2755.45까지 21.31% 상승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때는 S&P500지수가 51.64% 뛰었다.지난해까지만 해도 바이든 대통령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2021년 S&P500지수는 약 27% 급등했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20%가량 하락하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CNN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최악의 해”라고 보도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Fed의 고강도 긴축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Fed가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경기침체 우려도 불거졌다.

금리가 치솟자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고, 자본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업이 조달한 자금은 최근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샘 스토발 CFRA리서치 수석투자전략가는 “바이든 대통령의 첫해는 굉장했지만 이제 많은 성과를 반납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표심 좌우하는 주요 변수

CNN은 증시 상황도 중간선거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라고 분석했다. 증시와 경제 상황이 불확실해지면 유권자들이 대안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CNN이 이달 초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75%는 ‘경제 불황’이라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Fed의 고강도 긴축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22~26일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선거 유권자 가운데 36%가 물가 상승으로 살림에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비백인층의 인플레이션 부담이 백인층보다 높다는 점도 악재다. 물가 상승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한 비백인층은 40%로 백인층(35%)을 웃돈다. ‘지역구 연방 하원의원으로 공화당 후보를 뽑겠다’고 답한 흑인 유권자는 17%에 달했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를 뽑은 흑인 유권자는 8%였다.미국 민주당의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사람들에게 (바이든 행정부가 내세우는) 낮은 실업률 등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매일 경제 활동을 하면서 어떤 느낌을 받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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