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기에도 '中 빅테크 때리기' 안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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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규제 지속 재확인중국 당국이 2년 넘게 이어온 자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대표 빅테크의 주가를 급락시킨 규제를 완화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중국은 자국 기업들에 반도체 투자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 역시 미국의 견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M&A·금융업 등 사사건건 견제
텐센트·틱톡 등 숨통 더 조일 듯
美·中 갈등에 낀 기업들 이중고
알리바바, 첨단반도체 만들고도
제재에 막혀 생산 맡길 데 없어
“플랫폼기업 행태 주시”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감독기구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전날 중국 인터넷 백서를 발표하면서 2020년부터 이어진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중국의 빅테크는 전자상거래(알리바바), 소셜미디어와 게임(텐센트), 짧은 동영상 앱(틱톡·더우인) 등 플랫폼을 기반으로 덩치를 키웠다. 이런 이유로 CAC가 빅테크 규제를 총괄하고 있다. 왕쑹 CAC 정보발전국 국장은 “우리는 법에 근거해 플랫폼 기업의 행태를 매일같이 주시하고 있다”며 “중국의 인터넷은 현재도 혼란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우리는 이런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특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이 ‘공동부유’를 전면에 내건 2020년 하반기부터 중국은 빅테크의 성장 축인 인수합병(M&A)과 금융업, 소비자정보 등을 집중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 10여 년 전 M&A 사례까지 끄집어내 벌금을 물렸다. 알리바바가 역대 최대인 182억위안(약 3조48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게 대표적이다.금융업은 중앙정부의 직접 감독을 받는 금융지주회사로 개편하도록 했다. 지방 관료와의 ‘관시(關係·관계)’를 활용한 영업을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플랫폼이 보유한 방대한 소비자정보는 국유기업과 합자사를 설립해 공동 관리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 생산도 막혀
중국은 자국 기업에 반도체 등 첨단기술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번 돈을 미국과의 기술패권 전쟁에 쓰라는 주문이다. 알리바바가 독자적으로 설계한 데이터처리 반도체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알리바바는 이 칩의 생산을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TSMC에 맡겨 왔다.하지만 지난달 미국이 내놓은 반도체 수출 통제에 따라 알리바바가 TSMC에서 반도체를 공급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신생 설계업체 비런테크도 TSMC에서 시험생산까지 마쳤으나 마찬가지로 조달은 어려운 상황이다. 비런테크는 중국에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을 대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중국 기업들이 미국 규제에 걸리지 않는 수준으로 사양을 낮춰 다시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한편 중국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하루 감염자는 747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5일(5496명)보다 36% 급증했다. 중국 4대 1선도시(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 중 하나인 제조업 허브 광저우에서 2377명의 감염자가 쏟아졌다. 상하이가 전면 봉쇄에 들어간 지난 3월 28일 당시 하루 확진자는 3000명을 막 넘었다. 조간만 광저우가 봉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광저우 중심인 인구 180만 명의 하이주구는 5일부터 시작한 이동제한 조치를 11일까지로 연장했다. 보건당국은 이 지역 주민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의료진 2500명을 투입해 방문 유전자증폭(PCR) 검사에 나섰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