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에 힘 실은 장예찬 "민주, 음모론자 주축 정당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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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찬 "한동훈, 새 시대 정치 보여주는 현상"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직업적 음모론자' 발언을 일제히 비판하자 "민주당에 직업적 음모론자들이 많은 것, 팩트 아닌가"라고 힘을 실었다.
"모욕했으면 직업적 음모론자 소리 감수해야"
장 이사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시대가 변했다. 국회의원이 말도 안 되는 소리로 호통치면 그만인 시대는 끝났다"며 "국무위원이나 기관장이 '네, 의원님, 맞습니다, 송구합니다' 영혼 없이 반복하는 시대도 끝났다"고 적었다.장 이사장은 "또박또박 할 말을 다 하는 한동훈 장관은 새로운 시대의 정치를 보여주는 하나의 현상"이라며 "적응하기 힘들다면 당신이 기득권에 취한 권위주의자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에 직업적 음모론자들이 많은 것, 팩트 아닌가"라고 했다.
장 이사장은 "세월호 고의침몰설로 영화를 두 편이나 만든 음모론의 대부 김어준 방송에 나가는 것부터 국회의원의 품위를 내동댕이친 행위"라며 "국회의원은 아무 근거 없이 장관이 새벽 3시까지 첼로 연주하는 술집에서 변호사들과 술 마셨다고 말해도 되냐"고 했다.
장 이사장은 "국회의원은 아무 근거 없이 마약 단속 때문에 15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책임이 있다고 장관 탓을 해도 되냐"며 "인격적 모욕, 직업적 모욕을 마음대로 했으면 직업적 음모론자라는 소리는 마땅히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장 이사장은 "직업적 음모론자들이 즐비한 민주당이 발끈하는 것을 보면 적반하장이라는 말이 떠오르는데, 여당 의원도 그 비판에 합류할 줄은 몰랐다"며 "여당이고 야당이고 특히 젊은 초선의원들이 꼰대처럼 국회의 권위 의식에 물들어 한동훈 장관을 비판하는 것,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으른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게 바로 낡은 구태적 관습이다. 다시 힘주어 말한다"며 "민주당은 직업적 음모론자들이 주축이 된 정당이 맞다. 최소한의 염치가 있다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냐"고 강조했다.앞서 한 장관은 전날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황운하 민주당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 씨를 '직업적 음모론자'로 지칭한 바 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을 강력히 반발했고, 예결위는 한때 파행되기도 했다.한 장관의 해당 발언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를 통해 나왔다. 조 의원은 한 장관에게 '이태원 참사가 한 장관이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 때문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교통방송(TBS) 진행자 김 씨가 만들고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동조하고 있다'는 취지로 질문했다.
이에 한 장관은 "김 씨나 황 의원 같은 직업적 음모론자들이 이런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서 정치 장사를 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공당이 가세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한 장관의 발언에 민주당은 '국회와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예결위에서 한 장관이 국회의원을 직업적 음모론자로 규정했다"며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심사받는 자리에 출석한 장관이 어떻게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냐"고 비판했다.한 장관 발언의 대상인 황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 장관이 국회 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을 특정해 모욕적인 표현을 함으로써 완벽하게 모욕죄를 저질렀다"며 "최근 들어 소영웅주의와 관종(관심 종자)에 매몰된 한 장관이 틈만 나면 튀는 발언으로 그 천박함을 이어가던 중이라 놀랍지도 않다"고 했다. 황 의원은 한 장관에 대해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황 의원은 "한 장관의 발언은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할 수준의 명백한 범죄다. 즉각 공수처에 고소하는 건 물론, 국무위원의 막중한 자리에 걸맞은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며 "행정부 소속 국무위원이 국회 회의장에서 공개적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함부로 쏟아내는 건 국회의 존재를 무시하는 반민주적 태도이자, 삼권분립 정신을 훼손하는 야만적이고 천박한 언어"라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은 한 장관의 전날 발언이 국회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는 입장이며, 사과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는 질문에 "사과는 허황된 음모론을 퍼뜨린 사람이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