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우크라 공격용 이란제 드론에 서방 부품 대거 포함"

우크라 정보당국 "이란제 드론에 미·EU·일본·대만제 부품 사용"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된 러시아군의 이란제 드론(무인기)에 대만산 반도체를 비롯한 서방 국가의 부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자유시보(自由時報)와 타이완뉴스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공격용 이란제 드론에 대만산 반도체를 비롯한 서방 국가가 생산한 부품들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지난 7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위트니스-136'과 '모하제르-6(Mohajer-6)' 등 러시아군으로부터 노획한 이란제 드론들을 분석한 결과 해당 드론들의 부품 대부분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생산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활용한 이란제 드론에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대만 등 서방 국가들이 생산한 부품이 최대 36개까지 포함돼 있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이 자국의 민군공용기술(dual-use technology)을 이란이 활용할 수 없도록 제재를 가하는 상황에서 서방 국가들이 생산한 드론 부품이 이란으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자유시보에 따르면 이란제 군사용 드론에 사용된 대만산 반도체에는 '스파르탄-6'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대만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란이 대만산 반도체를 군사용 드론 제작에 사용한 것은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대만의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 기관인 트렌드포스는 대만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올해 말에 수익 기준으로 66%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한편 이란은 최근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한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호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5일 국영 IRNA 통신에 "우리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수개월 전에 한정된 수량의 드론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러한 이란의 주장을 '거짓말'이라고 일축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하루에 많으면 10대까지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이란제 드론을 격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