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계란부터 축구계 인바디까지…'컴업 2022' 루키 스타트업 살펴보니 [긱스]
입력
수정
컴업 2022 개막일, 부스 돌아보니국내 최대 스타트업의 축제 '컴업(COME UP) 2022'가 9일 개막해 한경 긱스(Geeks)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이날 메인 홀에서는 스타트업계 유명 인사들의 인사이트 있는 대화가 오갔고, 개별 스타트업들이 차린 수백여 개의 전시 부스는 볼거리를 더했습니다. 행사 첫날인만큼 투자자, 업계 관계자 등 많은 사람들이 몰렸는데요. 특히 '루키 스타트업들'이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루키 스타트업은 유치 투자액 10억원 미만인 스타트업을 말합니다. 긱스가 행사장에서 만난 업체들을 소개합니다.
"당신의 문해력은…90점입니다"
올해 컴업 행사 부스에는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두고 서비스를 시연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곳이 많았다. 아티피셜소사이어티도 그 중 한 곳이었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 문해력 진단 및 향상 솔루션 '레서'를 운영한다. 문해력 성장에서 결정적인 시기인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2학년 정도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긱스 취재진도 부스에 마련된 태블릿을 이용해 레서의 문해력 진단을 받았다. 진단 시간은 10분 정도로 '채취', '배출' 등 자주 사용되는 한자어의 용처를 묻거나, 대화에 맞는 적절한 단어를 고르는 문제가 이어졌다.A4한장 분량의 비문학 지문을 주고 독해를 시킨 뒤, 내용에 대해 묻는 검사도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레서는 카메라의 시선 추적을 통해 집중력과 독해 습관을 진단한다. 집중력, 단기기억, 시각인지, 어휘력, 정확도, 풀이속도 등 6가지를 측정한다. 진단을 받은 뒤에는 이를 향상시키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김기영 아티피셜소사이어티 대표는 "AI모델 경량화와 인지진단 알고리즘을 도입했다"며 "기존 난독증 클리닉을 방문해서 1시간에 7~10만원 하는 인지진단 향상 프로그램을 모바일로 디지털전환(DX)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서비스가 시작된 레서는 차후 유료 구독형 모델로 수익을 낼 예정이다. 국내 개인 학부모와 교사, 다양한 센터들을 우선적으로 공략하고 나아가 국내외 모국어 읽기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서도 사업을 준비중이다.
"축구계의 인바디, 싸커비"
이날 진행된 루키 리그 스타트업 피칭에서 좌중의 주목을 끈 곳이 있다. 황건우 대표가 이끄는 유비스랩이 그 주인공이다. 유비스랩의 부스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회사가 선보인 축구용 인바디 측정기인 '사커비'는 몸에 부착한 뒤 축구경기를 하면 실력을 측정해준다. GPS 기술이 적용돼 선수의 움직임을 데이터로 측정해 장단점 등을 파악해주며 단가는 10만~16만원 선이다. '축구에 진심'인 아마추어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장비로 볼 수 있다.유비스랩 관계자는 "다이어터에게 인바디 측정이 중요한 것처럼 축구 선수에게도 자신의 정확한 축구 실력이 궁금하다"며 "싸커비는 이들을 도와 세계 최고 수준 선수들과 능력치를 백분율로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올해부터 미국, 영국, 일본으로 싸커비를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2027년까지 100만명 구독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발표했다. 황 대표는 "효용가치를 공감하는 사람 많아지면서 필수품이 된 축구화처럼 사커비 역시 지금 그 효용가치를 공감하는 사람 늘고있다"고 발표했다. 루키 스타트업 컴패티션에서 황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심사위원들은 '어메이징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마국성 아이지에이웍스 대표는 "디바이스의 완성도가 탄탄하다는 전제 하에 팬덤이 생길것같다"며 "견고하지만 기술이 잘 스며들지 않던 시장을 겨냥했다"는 평을 받았다.
국내 최초 대체계란, '스위트 에그'
요즘 대세중 하나인 푸드테크 스타트업도 포함돼 있었다. 중앙대 식품공학과 대학생들이 모여 2021년 설립된 메타텍스쳐는 국내 최초 식물성 대체 계란 '스위트 에그'를 전시해 주목을 끌었다. 아쉽게도 이날 현장에서 시식은 할 수 없었지만 스위트 에그를 육안으로 봤을 때는 실제 계란과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맛과 식감도 일반 계란과 90%가량 일치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메타텍스쳐에 따르면 스위트 에그는 흰자는 콩 단백질로, 노른자는 단호박 베이스로 기존 계란과 흡사한 식감을 구현했다. 치아로 계란을 씹을 때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수치화하고, 이를 활용해 스위트 에그 흰자 식감을 본래의 계란 흰자 식감의 90% 수준까지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삶은 계란뿐 아니라 전란, 건조 파우더, 계란 흰자의 특성을 활용해 제조한 크림 제품 등 다양한 가공 형태로도 제품을 개발했다. 에그마요 샌드위치, 스크램블 에그, 계란말이 등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주인 대표는 "기후변화, 식량안보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단백질 공급이 핵심"이랴며 "알러지, 비건 등을 이유로 계란을 먹을 수 없는 이들에게도 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축산 계란에 비해 비해 탄소배출량 97.5% 가량 절감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올해 초부터 해외 시장을 위해 준비중이며 최근 시드 투자를 마무리했다. 내년에는 국내 공장 설립해 제품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제 아이디어 어때요?" IT 업계 소통의 장
테크 커뮤니티 디스콰이엇도 많은 방문객이 관심을 보였다. 커뮤니티 성향이 강한만큼 팬층을 겨냥한 굿즈 이벤트로 현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디스콰이엇에 회원 가입을 인증하면 추점을 통해 맨투맨, 후드티, 반바지, 스티커 등 디스콰이엇 굿즈를 나눠줬다. 디스콰이엇은 2021년 4월 만들어졌으며 IT 프로덕트에 관심 있는 메이커(디스콰이엇 사용자)들을 연결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로덕트 메이커가 만든 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는 ‘프로덕트 공유하기’, 제품 개발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메이커로그 기능’ 등을 제공한다.다양한 업종별 인재도 찾을 수 있다. 링크드인과 같은 리크루팅 서비스가 주요 수익모델이다. 이용자는 개발 역량, 관심 분야, 포트폴리오 등을 작성한 프로필을 공유할 수 있고 자신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유하며 프로덕트를 검증할 수 있다. IT 창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셈이다.
회사는 고급 검색기능을 개발해 테크 리쿠르터 기능을 입힐 예정이다. 월 900달러에게 고급검색기능 구독 모델을 판매하겠다는 것. 디스콰이엇 박현솔 대표는 "IT 업계에서 사람 찾는 것 하나를 잘하고 싶다"며 "향후 해외 진출을 통해 자본, 인재,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디스콰이엇은 지난 9월 기준 누적 사용자 23만 명, 월 600여 개 이상의 포스트 생성, 누적 페이지뷰 420만 회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