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C 2022]"PET·CT 영상, 면역항암제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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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트 마다부시 美 에모리대 교수 발표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인 ‘휴미라’의 매출에 근접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그러나 이 약이 효과를 나타내는 환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가장 잘 듣는 암종에서의 비율이 30% 정도. 아예 듣지 않는 암도 존재한다.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암이 항암제에 반응할 것인지 아닌지를 투여하기 전에 예측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PD-(L)1’ 표적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의 PD-L1 발현량을 유전자 분석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국내 급여 기준 또한 이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유전자분석 결과가 반드시 실제(표현형)와 일치하지 않으며, 암에 따라서는 검사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8일(미국 시각) 미국면역항암학회(SITC) 사전 회의의 첫 연사로 나선 아난트 마다부시 미국 에모리대 교수는 암 환자가 흔히 찍는 방사선 영상을 통해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률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마다부시 교수는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과 컴퓨터 단층촬영(CT) 등으로 확보한 이미지를 인공지능(AI)에게 학습시킨 결과, 면역항암제의 반응률 및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방사선 영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암의 정보는 다양하다. 먼저 종양침윤림프구(TIL)의 분포가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을 예측하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종양침윤림프구는 이름처럼 암세포(종양)의 항원을 인지해 몰려든 면역세포들이다. 항원을 인지하고 종양으로 몰려든 면역세포가 이미 다수인 상황이라면 면역관문억제제가 효과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마다부시 교수는 면역관문억제제 ‘옵디보’를 이용한 폐암 치료에서 실제 항암제의 반응률과 TIL 분포 정도와의 높은 상관관계를 확인했다.종양 주위로 형성된 혈관의 형태도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률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가 될 수 있다. 종양 주위에 발달하는 종양미세환경(TME)에는 혈관이 무질서하게 형성된다. 마다부시 교수는 “이렇게 형성된 혈관 중 뒤틀린(tortuosity) 비율이 높을수록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률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TIL의 분포, 혈관의 형태 등 방사선 촬영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AI에게 학습시키면 관련 알고리즘을 구성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률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면역항암제에 대한 부작용으로 암의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지는 과진행성암(Hyperprogressor) 역시 이 방법을 통해 구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다부시 교수는 “방사선 촬영은 암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일상적인(Routine) 진료 범위에 있다”며 “일상적인 진료로 얻는 방사선 촬영 데이터를 AI로 분석한 결과가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률을 예측하는 효율적인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스턴 =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