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中·러시아 정크본드 디폴트 위기 온다"

中 부동산 위기가 신용위기 단초 제공
러, 서방 제재로 인해 달러채 상환 어려워져
중국과 러시아에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도래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유동성이 경색되며 쌓인 위험이 내년에 터질 거란 분석이다.

JP모간체이스는 8일(현지시간) 리서치 노트를 통해 중국 및 러시아발(發)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를 두고 디폴트 위기를 경고했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 위기가 찾아오고, 러시아는 서방국가의 제재로 인해 돈줄이 마를 거라는 전망이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골칫거리(trouble spot)’가 될 거라고 짚었다.두 국가의 정크본드가 위기의 근원이 될 거란 분석이다. JP모간은 중국의 정크본드 중 20%가 디폴트에 빠질 거라고 내다봤다. JP모간은 “내년부터 특정 산업 부문에서 디폴트 선언이 쏟아질 것”이라며 “2023년은 디폴트의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며 디폴트 대열이 불어날 거란 설명이다. 헝다그룹 등 중국 부동산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내몰려 왔다. 당국의 무리한 코로나 방역과 경기침체로 인해 경제가 약화해 부동산 시장이 휘청인다는 지적이다. 자금줄이 막히면 디폴트 선언이 잇따를 거란 관측이다. JP모간은 올해 중국 부동산 시장의 디폴트 비율은 52%라고 추산했다.

중국 정부가 보증을 선 곳들은 올해 줄도산 위험에 빠졌다. 중국 지방정부가 일정 지분을 소유한 녹지그룹도 3억6200만달러 규모의 채권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했다.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쉬후이는 지난달 말 4억달러 규모의 채무 상환에 실패했다. 지난 8월 중국 당국이 보증을 제공한 채무였다. 중국 정부의 신용도만 깎였다는 지적이 나온다.JP모간은 ’내년에는 중국 부동산 부문의 디폴트율이 46%에 달할 것이다”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지 않으면 더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에선 정크본드의 66%가 디폴트를 선언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방국가의 강력한 제재 때문에 달러 표시 채권을 상환하기 더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달러채 중 280억달러가량이 디폴트를 선언할 거라고 JP모간은 내다봤다.

러시아와 중국의 채권시장 위기가 신흥국도 흔들릴 거란 지적이 나온다. 신흥국 정크본드의 디폴트율은 올해 10% 선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JP모간에 따르면 역대 평균 디폴트율에 세 배를 웃도는 수치다. JP모간은 “신흥국의 경우 투자적격 판정을 받은 기업까지 포함해도 디폴트율이 3.8%에 이를 것”이라며 “각 기업의 펀더멘탈이 약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