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이일드 ETF 열풍…"주식보다 안전·일반 채권보다 기회 커"

미국 하이일드(투기등급)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하이일드 ETF는 회사채 중에서도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들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주식보단 안전하고, 일반 채권보단 위험한 중위험 상품으로 꼽힌다.

9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 한 주(10월 31일~11월 4일) 미국 ETF 순매수 1위는 '아이쉐어즈 아이박스 USD 하이일드 코퍼레이트 본드 ETF(HYG) 였다. 하이일드 ETF중에는 가장 규모가 큰 207조원을 운용하고 있는 상품이다. 운용규모가 120조원으로 두번째로 규모가 큰 'SPDR 블룸버그 하이일드 본드 ETF'(JNK)는 순매수 3위였다. 두 ETF를 포함해 총 5개의 하이일드 ETF가 순매수 10위안에 속했다. 미국 투자회사들이 하이일드 ETF를 대거 사들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도 몰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하이일드 ETF 투자자들은 향후 경기침체가 심화된다 하더라도 기업 도산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이일드 ETF의 경우, 투자한 기업 중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을 하는 숫자가 많아질 수록 손실이 커진다. 2023년에는 연준의 피봇(금리 인상 기조 선회)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도 하이일드 ETF 자금 쏠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춘다면, 채권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

미국 투자회사 스트라토스 캐피탈 파트너스는 "최근 데이터는 기업 부도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 완만한 경기 침체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하이일드 채권은 향후 1~2년 내에 주식 수익률을 잠재적으로 능가할 수 있는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며 ‘강력 매수’ 의견을 냈다. 케빈 룸 티로이 프라이스 채권 전략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보수적인 채권보다 하이일드 채권의 기회가 더 클 수 있는 상황이 되고있다”며 “부도율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하이일드 지수의 평균 부도율은 4% 미만”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채권펀드 운용사 더블라인의 CIO(최고투자책임자)인 제프리 셔먼은 최근 하이일드 ETF 열풍과 관련해 “연준의 피봇 등이 나타날 것이란 투자자들의 과도한 믿음의 결과”라며 “다가올 경기 침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채와 같은 우량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언급했다. 일부 부정적인 견해에도 하이일드 ETF에 대한 자금 쏠림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생각은 다양하나 결론적으로는 하이일드 ETF 등에 대한 비중 확대는 공통적인 투자자들의 생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