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공화 하원 승기에 트럼프 "엄청난 일 해내"…대권 재도전 초읽기

15일 출사표 예고…지지한 후보 당선 뒷심 삼아 당내 영향력 과시, 대선 기반 구축할 듯
개표 중 심야 SNS글 올리며 선거 공적 부각…심기 거스른 후보가 지자 '조롱'
8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최소한 하원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화당의 선거 성적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 번째 대선 도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간선거는 일차적으로는 의회 권력의 향배를 결정하는 선거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통해 공화당 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공화당의 승리를 발판 삼아 2024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공화당 유권자 중 극우 성향의 지지자 상당수가 자신을 따른다는 점을 십분 활용해 중간선거에서 '킹메이커'를 자처했다.

자신이 패배한 2020년 대선 결과가 '사기'라는 허위 주장에 동조한 "진정한 마가(MAGA·트럼프 전 대통령 슬로건) 전사들"을 공개 지지하면서 그러지 않은 후보와 거리를 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처럼 '대선 결과 부정'을 잣대로 공화당 후보를 줄 세우면서 여러 공화당 정치인이 그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비위를 맞추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단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호를 받은 후보 다수가 공화당 경선을 통과하면서 그의 영향력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게 어느 정도 확인됐다.

선거 분석기관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선 단계에서 190명의 공화당 상원, 하원, 주지사 후보에 대해 지지를 선언했으며 이들의 95%(181명)가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이 당선될 경우 승리를 자기 공으로 돌리며 자신이 공화당의 차기 대선 후보로 선출되도록 당내 장악력을 강화하려고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주요 승부처에서 트럼프표 인증에도 낙선한 후보가 여럿 나올 경우 당의 승리보다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더 우선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자신의 기여를 강조하려는 듯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자신이 참여한 유세와 모금행사 횟수, 자신이 공개 지지한 이후 지지율이 증가한 후보 사례 등을 정리한 '2022년 트럼프 대통령의 전례 없는 성공'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올렸다. 또 오전 1시께에는 "174명이 이겼고 9명이 졌다"며 "정말 훌륭한 후보들이 엄청난 일을 해냈다"라고 적었다.

자신이 지지한 후보 다수가 당선된 점을 부각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마음에 들지 않는 공화당 후보가 진 경우 조롱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대선 사기' 주장을 지지했다가 후보 선출 뒤 이를 부정한 돈 볼둑 뉴햄프셔 상원의원 후보가 패배하자 입장을 바꿔서 진 것이라며 "교훈을 얻어라!"라고 적었다.

최종 선거 결과가 어찌됐든 미국 정치권과 언론은 그가 조만간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이미 중간선거 바로 전날인 7일 저녁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오는 15일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매우 큰 발표'를 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