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센서반도체 육성 첫발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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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에 센서 전문가 총집결“스마트폰에만 40개, 전기차에 200개, 제네시스 G90 차량엔 290개의 센서가 들어갑니다.”
산업육성 계획 발표, 전략 논의
DGIST·대구시, 기업전용 팹 구축
파운드리 기반 센서산업 도전장
생태계 조성해 수입 의존 탈피
국내 최초로 소형 칩 형태의 온습도 센서를 출시한 센서 전문기업인 삼영S&C의 이상철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앞으로 센서산업을 잡지 못하면 생활의 불편은 물론 경제와 안보도 위태로워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4차 산업혁명과 데이터 경제 시대를 주도하는 핵심 아이템으로 떠오른 센서 시장이 2030년께 1000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DGIST와 대구시가 국내 최초로 파운드리 기반의 센서반도체산업에 도전한다.
DGIST(총장 국양)는 ‘센서와 반도체’를 주제로 9~10일 열리는 DGIF(DGIST 글로벌 혁신 페스티벌)에서 삼영S&C 등 센서 기업과 전문가 등 1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비메모리 분야인 센서반도체산업 육성계획 발표와 함께 전략을 논의한다. 수입에 의존하는 센서산업의 국내 생태계 조성을 위한 첫 발걸음이다.
국양 DGIST 총장은 “센서산업은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해 중소기업의 개념설계 능력이 중요하지만 생산 인프라에 수백억원이 들어 중소기업이 갖추기 어렵다”며 “DGIST가 기업전용 팹을 만들어 중소기업이 설계하고 DGIST 기업전용 팹에서 생산하는 새로운 센서 파운드리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DGIST는 이를 위해 올해 1월 센소리움연구소를 열었다. 대구시와 함께 국·시비 300억원을 투자해 기업전용 파운드리 팹인 D-팹도 2024년께 구축할 계획이다.DGIST가 그동안 운영해온 차세대반도체연구소와 함께 센서 기업들은 앞으로 D-팹에서 마음껏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과거에는 반도체 공정으로 제작하는 센서가 10%에 불과했지만 센서 장착 부품이 급증하고 소형화하면서 70%(매출 기준)~95%(생산량 기준)까지 늘어났다.
DGIF에서는 24개 센서 및 반도체 기업이 센서와 장비를 전시한다. 9일 주혁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부사장과 최지원 한국센서학회장, 10일 글로벌 센서 기업인 인피니온테크놀로지스의 이승수 한국대표와 황준석 서울대 교수가 기조강연을 한다. 또 모바일·바이오·융복합센서와 센서 사업화 등 4개 세션에서 20명의 전문가가 발표한다. 10일에는 이승대 대구시 혁신성장실장과 조태제 DGIST 센소리움연구소장, 기업 대표가 센서산업 발전 토론회를 한다.
김태원 파트론 전무는 “DGIST가 기업전용 팹을 만드는 것은 센서 연구와 생산을 하는 중소기업에 좋은 기회”라며 “센서반도체 기업과 완제품을 만드는 삼성, 애플 같은 기업 사이에서 브리지 플레이어(가교) 역할을 하는 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재 DG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은 “핵심 기술과 제조 인프라, 인력 수급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면 세계 시장의 10% 점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