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리더 자신과 조직의 최초 질문은 무엇인가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CEO,임원 등 조직의 리더로서 지금까지 한번도 해보지 않은 질문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가? 얼마 전 필자가 속해 있는 한국코치협회는 <코칭으로 열리는 새로운 미래(A New Future Pioneered by Coaching)>라는 주제로 코칭컨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 행사의 기조강연으로 서울대 이정동교수의 <최초의 질문>이 있었다.

그는 기조강연 수락하면서 평소 지론인 다음과 같은 이야기 했다. “대한민국은 추격 전략의 성공, 그 끝에 서 있다. 이제 우리 눈앞에 있는 경계는 아무도 앞서간 자의 발자욱이 없는 화이트 스페이스이다. 이 길을 걸어가는 원리는 과거의 추격과는 전략이 다른 도전적인 최초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했다.행사 당일 그는 “우리 대학의 모든 교육 내용과 자료를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던 찰스 베스트(Charles M. Vest) 전 MIT 총장을 언급했다. 2000년대 초반의 이야기니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질문이었고 대부분의 교수가 ‘MIT의 경쟁력과 희소성이 없어질 것’,‘인터넷 기술이 감당하지 못할 것’,‘ 강의 자료에 가득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데 엄청난 수고와 비용이 들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찰스 베스트 총장은 “교육의 근본 목적은 지식을 나누어서 타인의 삶에 기여하는 것이며 이는 MIT의 존재이유”라고 강조하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결국 그의 의지대로 ’MIT Open Course Ware'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웹사이트에 32개 강의로 시작되었지만 그 후 하버드대가 동참하여 에드엑스(edX)라는 온라인 교육플렛폼이 만들어 졌고 이어서 스탠포드대 등이 합류했다.

그가 제시한 또 하나의 질문은 1979년 다이슨의 “먼지 봉투가 없는 청소기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이야기다.이 최초의 질문이후 첫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무려 10년간 5,127번이나 시행착오를 축적하면서 스케일 업해 나갔다. 마침내 1993년에 원심분리 방식을 적용한 세계 최초의 진공 청소기 ‘DC01’을 내놓고 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했다.모든 기술혁신은 최초의 도전적인 질문에서 시작하고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최초의 질문은 현재의 내가 아니라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하는 의지와 야망을 담고 있다. 이 질문으로부터 희미한 첫 번째 대답을 구하고 스케일 업 축적의 시간을 이어가다 보면 마침내 눈사태처럼 지금까지 있었던 지형을 완전히 바꾸고 혁신이 탄생한다는 것이 이정동교수의 이야기다.

이제 우리 현실에서 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리더 자신에게 지금까지 없었던 최초의 질문은 무엇인가? 내 인생과 조직에서 인류에 공헌하는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이번 기회에 성찰의 시간을 가지면 지금과 전혀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도전적인 질문으로 출발해 보면서 아이디어를 모으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리더로서 향후 10년간 단 하나에 올인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조직 구성원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그 끝을 이미지로 표현해 본다면 무엇인가? 조직 구성원들이 그 이미지를 달성하도록 리더로서 어떤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인가? 우리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의 근본 목적은 무엇인가? 역설적으로 우리 회사나 조직이 망해서 없어 진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등 리더 각자가 처해 있는 상황에서 생각해 보면 좋겠다.또한 CEO주재 임원 미팅 등에서 우리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혁신을 위해 우리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 질문을 각자 하나 이상 제시하면서 브레인스토밍 차원에서 토론하여 회사 차원의 불가능해 보이는 최초의 질문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미래는 우리가 만들어 간다.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수많은 책을 저술했는데 누군가 그에게 가장 휼륭한 책을 추천해 달라는 이야기에 미래에 나울 책이라고 했다는 이야기에 인사이트가 있다. 미래의 꿈과 비전이 있으면 달성하려는 열정이 생기고 축적의 시간을 통해 반드시 성취할 수 있으리라.

<한경닷컴 The Lifeist> 김영헌 (사)한국코치협회 회장, 경희대 경영대학원 코칭사이언스 전공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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