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가 50% 빠진 아마존…세계 첫 '시총 1조달러 증발기업' 굴욕

아마존이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가 증발한 기업이 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코로나19 기간 주가가 급등했지만 올해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면서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8787억달러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세계로 확산되던 2020년 3월 당시 저점(8889억달러)보다 낮아졌다. 이날 하루 아마존 주가가 4.2% 급락한 영향이다.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작년 7월 1조8842억달러로 고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점차 감소하면서 이날까지 총 1조55억달러가 감소했다. 글로벌 상장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이 1조달러 넘게 빠진 기업은 아마존이 처음이다.

아마존은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에 유동성이 급증하면서 2020년 3월 이후 1년 만에 주가가 70% 넘게 뛰었다. 그러나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리자 주가는 올해에만 49.4% 쪼그라들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의 재산도 올해 약 1090억달러 가량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아마존의 매출 전망은 먹구름이 낀 상태다. 이에 따라 주가도 더욱 내려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앞서 아마존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4분기 매출 전망액을 지난해 4분기보다 2~8%가량 줄어든 1400억~1480억달러로 하향했다. 3분기 매출액은 1271억달러를 올려 월가 전망치인 1273억달러를 밑돌았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시가총액이 고점 대비 1조달러 가까이 빠진 기업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1월 시가총액 2조5750억달러를 기록하며 애플을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글로벌 증시 약세로 고점 대비 9020억달러가 감소하며 이날 기준 1조6730억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블룸버그는 “올해 들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매출기준 상위 5개 기술주 시가총액은 4조달러가량 증발했다”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