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10일 곧 발표하게 될 한국의 독자적 인도·태평양(인태) 전략은 "제3국을 배제하거나 겨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발표하게 될 인태 전략은 특정 국가를 겨냥하거나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호혜적인 접근법을 기반으로 역내 자유와 평화, 번영 증진에 우리가 기여해 나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인태 지역의 핵심 국가로서 역내 현안 해결과 미래질서 형성에 책임감을 가지고 기여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독자적 인태지역 발표 취지를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자유·평화·번영을 중심으로 한 한국판 인태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이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해 발표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이 인도·태평양이라는 지정학적 개념을 수용해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각자의 인태 전략을 발표해온 반면 한국은 전임 문재인 정부까지 이 개념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인태 전략에는 이 지역 내에서 중국의 공세적 부상을 전략적 도전으로 여기고 견제·대응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특정 국가를 겨냥하거나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는 설명은 한국의 인태전략 수립에 중국에 대한 견제 의도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미중 전략경쟁이라는 지역 현실에 대해 한국이 어떤 관점과 지역 질서 비전, 원칙 등을 표명할 것인지는 한국형 인태전략에서 여전히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오는 11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한국 인태전략의 핵심 원칙이 아세안 국가 정상들을 대상으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전략은 추후 공개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11일에는) 기본적인 인태 전략의 핵심적 내용을 발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최종 전략이 마무리되는 시기는 연말 이전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미국에 태스크포스(TF)가 설치돼 지금까지 미국, 일본 등 우리 우방국뿐 아니라 역내외 주요국, 유관부처 등과 의견 수렴을 했고 협의를 거쳤다"며 전략이 최종 마무리될 때까지 이런 협의 과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인태 전략 수립 이후 이행 단계에서는 "여러 부처나 기관이 관여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당국자는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여러 계기에 주요국 발언, 다양한 양자 및 소다자 회의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한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례 없는 도발에 분명하고 단합된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