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아이들나라, 모바일앱으로 본다

LG유플러스 플랫폼 강화 전략
모바일 앱 구독 서비스로 '전환'
베트남 등 해외 수출 계획도
김대호 아이들나라CPO(담당)이 아이들나라 모바일앱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선한결 기자
LG유플러스가 자사 인기 서비스 ‘유플러스 아이들나라’를 구독형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바꾼다. 기존엔 통신·인터넷TV(IPTV) 가입자에게만 제공됐던 콘텐츠 플랫폼을 독립시켜 모두가 쓸 수 있는 유료 서비스로 만드는 서비스 ‘홀로서기’ 시도다.

아이들나라, 모바일앱으로

10일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 한강로동에 있는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이들나라를 OTT로 전면 개편했다고 밝혔다. 이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 쓸 수 있는 아이들나라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iOS 버전은 이달 중 낼 예정이다. 어느 IPTV 서비스를 쓰든 관계없이 누구나 다운받아서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서비스 이름에서 ‘유플러스’를 뗀 것도 이같은 의미를 반영했다. 개편된 아이들나라는 모바일 환경을 십분 활용한다. 양방향 콘텐츠를 대거 들였다. 아이가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조작하며 즐길 수 있는 참여형 콘텐츠다.
아이들나라 앱 화면. 사진 선한결 기자
‘터치북’이 대표적이다. 아이가 내용에 맞게 화면을 누르면 이야기가 전개되는 기능이다. 주인공이 물을 길어올리는 장면에서 양동이 그림을 누르면 물이 채워지는 식이다. '입체북'은 3차원(3D)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다. 핸드폰 화면을 움직이면서 3D화면을 탐색할 수 있다. 자연 환경 관련 내용 등을 익힐 때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보유한 선생님과 주 1회 원격 수업을 할 수 있는 ‘화상독서’ 서비스도 제공한다. 코딩 교육 콘텐츠도 참여형으로 짰다. 동화 내용에 따라 필요한 행동을 기본적인 알고리즘 형태로 짜보게 했다. 게임을 하듯 자연스럽게 논리적 사고를 키우도록 하기 위해서다. 디즈니와 협업해 양방향 영어 교육 서비스 ‘디즈니러닝+’도 제공한다. 국제 학습기준을 적용해 3년 과정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콘텐츠 수가 이달 초 기준 총 3200편에 달한다. AI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영어 교육 서비스를 마련했다. 아이가 디즈니 캐릭터와 함께 영어로 대화하면 발음이나 어휘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메타데이터로 추천·진단 고도화

콘텐츠만 늘린 게 아닌다. 데이터 기반 추천·진단 서비스를 세밀하게 고도화했다. 성향분석 서비스를 통하면 아이와 부모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아이의 경우엔 기질·다면적성·인지발달 등을 기준으로 총 128가지로 상세하게 아이의 성향을 분석한다.

협력, 의사소통, 창의력, 자신감, 의사소통, 학습능력, 비판적 사고 등 '6C 능력'도 분석해준다. 이들 진단 결과와 아이의 나이 정보 등을 기반으로 맞춤형 콘텐츠 커리큘럼을 추천한다. 앱으로 아이의 관심사와 학습 현황을 관리할 수도 있다. '학습관리 리포트'는 앱 내 활동 데이터를 분석해 아이의 관심사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지난달 노래·율동을 좋아했고, 이달 들어선 숫자·계산 콘텐츠에 흥미를 보인다는 식이다.

아이가 또래 평균 대비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도 한눈에 알 수 있다. "책 한 편을 보더라도 아이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잘 나가는 서비스 '홀로서기' 시도

2017년 출시한 아이들나라는 그간 LG유플러스 IPTV의 독점 ‘킬러 콘텐츠’로 꼽혔다. 기존 이용자 이탈을 막고 신규 사용자를 모은 일등공신이란 얘기다.
LG유플러스가 이를 누구나 쓸 수 있게 개방한 것은 자체 플랫폼을 강화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모바일 앱 형식 서비스를 하면 IPTV 회선 등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해외 서비스로도 확장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2027년까지 가입자 100만명을 모으는 게 목표다.

박종욱 LG유플러스 아이들나라CO(전무)는 “국내 가입자 60만명, 글로벌 40만명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만해도 0~9세 인구가 약 270만명이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동남아 지역 등으로 진출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황현식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지난 9월 내놓은 ‘유플러스 3.0’ 전략의 일환이다. 플랫폼과 콘텐츠 서비스를 대폭 강화해 이용자 접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황 CEO는 앞서 “아이들나라를 ‘아이들판 넷플릭스’로 자리매김 할 만한 구독형 플랫폼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월 2만5000원…3개월간 '평생 월 9900원' 프로모션도

LG유플러스는 모바일 아이들나라 구독 요금을 월 2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가입자에게 첫 1개월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한다. 내년 1월말까지 가입하면 기한 없이 월 9900원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박종욱 전무는 “양질의 콘텐츠를 독점 확보하기 위해 드는 투자 비용 등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했다”며 “향후 결합상품 등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IPTV 이용자는 기존처럼 양방향 콘텐츠를 제외한 서비스 대부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이들나라 조직을 떼어내 독립시키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 황 CEO는 지난 9월 “아이들나라는 분사 1순위”라고 언급했다. 아직 분사 시점 등에 대해선 정해지지 않았다.

박종욱 전무는 “현재 직원 130여명 중 약 절반이 최근 새로 채용한 인원”이라며 “사업적으로 성과가 나고,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많을 때 적기를 택해 분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영유아 교육전시회 '서울국제유아교육전&키즈페어'에서 아이들나라 OTT를 소개한다. 이 전시회는 국내 최대 영유아 교육전시회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