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日銀 정책 따라 일본 신용등급 바뀔 수도"

"인플레보다 디플레가 더 위험"
'나홀로 돈풀기'엔 이례적 긍정
구로다 "금리인상 없다" 못박아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이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이 7년여 만에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해석이다.

킴응탄 S&P 수석 일본 신용분석가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행이 금리정책을 변경하든 현행 유지하든 매우 위험한 상태”라며 “(일본은행의 정책이) 신용등급 변화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탄 수석은 “일본의 경우 물가 상승보다 물가 하락이 신용등급에 더 심각한 위험”이라며 “일본은행의 움직임에 따라 디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위험한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일본은행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게 신용등급에 더 유리할지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물가 하락이 더 위험하다”고 말한 데서 일본은행의 현 정책 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은행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75%씩 올린 것과 대조적으로 일본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미·일 금리 격차가 5%포인트 가까이 벌어지면서 엔화 가치(달러 대비)는 32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무역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됐다. 이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일본은행이 내년부터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기조를 수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단기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로다 총재는 이날 참의원(상원)에서 “일본은행은 통화완화 정책을 통해 취약한 경제의 회복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