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물가·수출·고용 모두 불안…내년 韓 경제 퍼펙트스톰 온다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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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제성장률과 수출, 고용이 모두 크게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물가는 여전히 유지되는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상반기에는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퍼펙트스톰'이 현실화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부문별로 보면 총수출 증가율은 1.6%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중 상품 수출액은 6992억달러에서 6590억달러로 5.7% 역성장한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 폭은 올해 230억달러보다 30.4% 적은 160억달러로 줄어들 전망이다. 취업자 수는 8만명 증가하는 데 그친다. 올해 79만명 증가가 예측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10분의 1토막이 나는 셈이다.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둔화 영향으로 0.7%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주택시장 부진으로 증가율이 0.2%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올해 역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부진이 심상치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4.7%에서 내년 3.1%로 둔화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전망됐다. 올해 5.1%에 비해 낮아지지만 물가안정목표(2.0%) 보다는 크게 높은 수준이다.KDI는 "민간소비는 회복세가 지속되겠지만 글로벌 경기둔화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수출과 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우리 경제는 2% 내외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세를 보이며 경기둔화 국면에 머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대체로 올해 상반기가 하반기보다 경제지표가 양호했던 기저효과 등이 반영된 결과로 파악된다. 하반기에 일부 지표가 개선되지만 경기가 아주 좋아진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문제는 경제상황이 이같은 어두운 전망보다 더 안좋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KDI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가 지속되거나 글로벌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경우 우리 경제도 수출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더욱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경제는 이미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기업심리도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경기가 제로코로나 정책과 부동산시장 위축 등으로 급락할 경우 한국의 수출이 더욱 둔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원자재와 곡물가격이 급등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가중될 경우 우리 경제는 예상보다 더 암울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국내 기준금리의 가파른 인상으로 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민간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상승이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회사채시장을 중심으로 기업 자금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투자가 급격히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가능하다면 이달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미국처럼 가파른 금리인상보다는 낮은 폭의 인상을 하고 이후 물가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최근 기업 실적이 부진한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에서 자금 조달 문제가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유동성이 많이 풀린 시절엔 적자를 기록해도 미래를 보고 투자를 받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실제 매출이나 이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한국에서는 스타트업이 거의 매년 새로 가치평가를 받고 투자를 유치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겨울은 굉장히 추운 계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외환·금융·코로나급 위기 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1.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5월 2.3%로 전망했던 것에 비해 0.5%포인트 하향했다.최근 우리 경제가 1%대 이하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있던 1998년 -5.7%,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을 받은 2009년 0.8%,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된 2020년 -0.7% 등 세차례 정도다. 앞서 신용평가사 피치와 하나금융연구소 등이 1%대 전망을 내놨지만 공신력 있는 공공부문에서 1%대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부문별로 보면 총수출 증가율은 1.6%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중 상품 수출액은 6992억달러에서 6590억달러로 5.7% 역성장한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 폭은 올해 230억달러보다 30.4% 적은 160억달러로 줄어들 전망이다. 취업자 수는 8만명 증가하는 데 그친다. 올해 79만명 증가가 예측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10분의 1토막이 나는 셈이다.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둔화 영향으로 0.7%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주택시장 부진으로 증가율이 0.2%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올해 역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부진이 심상치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4.7%에서 내년 3.1%로 둔화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전망됐다. 올해 5.1%에 비해 낮아지지만 물가안정목표(2.0%) 보다는 크게 높은 수준이다.KDI는 "민간소비는 회복세가 지속되겠지만 글로벌 경기둔화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수출과 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우리 경제는 2% 내외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세를 보이며 경기둔화 국면에 머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KDI "성장률 1.8%보다 더 낮아질 수도"
이같은 경제전망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구분해보면, 상반기의 경기둔화 폭이 두드러진다. 내년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1.4%로 전망됐다. 상품수출 증감률은 -8.0%를 기록해 수출이 크게 줄어들고, 취업자 수는 5만명 증가하는 데 그친다. 물가상승률도 4.0%의 높은 수준이 이어진다.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2%대로 올라서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대체로 올해 상반기가 하반기보다 경제지표가 양호했던 기저효과 등이 반영된 결과로 파악된다. 하반기에 일부 지표가 개선되지만 경기가 아주 좋아진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문제는 경제상황이 이같은 어두운 전망보다 더 안좋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KDI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가 지속되거나 글로벌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경우 우리 경제도 수출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더욱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경제는 이미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기업심리도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경기가 제로코로나 정책과 부동산시장 위축 등으로 급락할 경우 한국의 수출이 더욱 둔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원자재와 곡물가격이 급등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가중될 경우 우리 경제는 예상보다 더 암울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국내 기준금리의 가파른 인상으로 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민간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상승이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회사채시장을 중심으로 기업 자금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투자가 급격히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가능하다면 이달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미국처럼 가파른 금리인상보다는 낮은 폭의 인상을 하고 이후 물가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최근 기업 실적이 부진한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에서 자금 조달 문제가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유동성이 많이 풀린 시절엔 적자를 기록해도 미래를 보고 투자를 받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실제 매출이나 이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한국에서는 스타트업이 거의 매년 새로 가치평가를 받고 투자를 유치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겨울은 굉장히 추운 계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