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쓰는 사람도 삼성폰 돈 주고 빌린다는데?" 인기 폭발

갤럭시S22 울트라, 고성능 카메라로 '덕질템' 인기
하루 대여료 2만원 안팎…SNS 타고 젊은층 입소문
출시예정 갤S23 울트라 '2억화소 카메라' 탑재 유력
"대여를 구매로 이어지게 하려면 '감성' 마케팅 필요"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사진=한경DB
"눈으로 보는 것보다 가까이 보여요."
"울트라 대여는 덕질하는 사람들에겐 선택이 아닌 필수죠."

삼성전자 갤럭시S22 울트라가 대여해서까지 쓰는 '덕질템'(어떤 일을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행위를 뜻하는 '덕질'과 '아이템'의 합성어)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갤럭시S22 시리즈 가운데 최고사양 모델인 울트라의 고화질 카메라 때문이다.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쇼핑,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오픈마켓·중고거래 플랫폼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갤럭시S22 울트라 대여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비용을 내고 대여해서 사진을 찍을 정도로 화질이 좋다는 얘기다.

네이버쇼핑에만 대여 업체 10여곳이 등록돼 있는데 한 업체의 대여 건수는 500건, 이용자 리뷰는 90건에 이른다. 대여 금액은 하루 2만원 안팎. 택배로 배송·수거되는 기간을 더하면 1회 이용(3일)에 6만원꼴이다.


(왼쪽)갤럭시S22 울트라 대여 후기와 사진 갈무리 (오른쪽)갤럭시S22 울트라 대여를 안내하는 트위터 글 갈무리=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이용자들은 대여 후기에 직접 촬영한 연예인 사진과 영상을 올리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촬영 비법을 공유하며 대여를 독려하기도 한다. 이용 후기는 물론이고 트위터, 블로그 등에서도 "덕질은 갤럭시"라는 언급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덕질템'으로 자리잡은 갤럭시S22 울트라는 △1억800만 초고화소 광각 카메라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10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1000만 화소 망원 카메라까지 4개의 카메라를 탑재했다. 화질 손상 없이 최대 10배 줌이 가능하며 최대 100배까지 확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방탄소년단(BTS)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현장을 갤럭시S22 울트라로 담아내 나이토그래피 기능을 홍보했다./사진=삼성 모바일 트위터
특히 S22 시리즈에 처음 도입된 '나이토그래피' 기능은 어두운 공연장에서 진가를 발휘한다는 평이다. 빛이 거의 없는 저조도 환경에서도 피사체의 디테일을 잡아낸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방탄소년단(BTS)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서트 현장을 갤럭시S22 울트라로 담아내 나이토그래피 기능을 적극 홍보했다.

어둡거나 멀리 있어도 생생하게 인물을 담아낼 수 있는 '역대급 카메라'가 공연 문화를 즐기는 1020 세대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 전례 없는 '대여 덕질템'이 된 것이다.갤럭시S 시리즈 중에서 가장 비싼 프리미엄 모델(155만1000원·512GB)이 대여품으로 인기를 끄는 현상을 두고 다소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갤럭시S 사용경험과 호의적 바이럴(입소문)이 젊은층 호감도를 끌어올리는 '기회'가 되지만, 이용 형태(대여)가 갤럭시S 최상위 모델에 대한 구매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점은 '위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여 경험을 구매로 잇기 위해서는 차기작인 갤럭시S23의 역할이 중요하다. 내년 초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갤럭시S23에는 2억 화소 카메라 탑재가 유력한 상황. 애플 아이폰 선호도가 높은 1020 세대에서 갤럭시S23이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7월 발표한 스마트폰 사용률 관련 자료를 보면 국내 18~29세의 갤럭시 사용률은 44%, 아이폰은 52%였다. 18~29세 여성의 경우 갤럭시 이용률이 36%에 그친 데 반해 아이폰은 62%에 달했다.1020이 일상에선 아이폰을 쓰다가 필요할 때만 갤럭시를 대여하는 문화가 고착화되면 곤란하다는 얘기다. 반면 갤럭시 보급형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한 유년기 경험이 젊은층에게 "갤럭시는 기능이 떨어진다"는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우려를 만회할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사진=한경DB
삼성전자의 플래그십(최고급 사양) 스마트폰을 써보고 만족감을 느낀 뒤 후기·인증을 통해 또래에게 전파하는 일련의 과정이 갤럭시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함께 1020 세대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세대 맞춤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젊은층 관심을 구매로 잇기 위해서는 1020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전자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22 울트라는 카메라가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었다. 갤럭시 브랜드에 관심 없던 젊은층이 먼저 갤럭시를 찾는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아이폰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사진에서 풍기는 '감성'이다. 카메라로 갤럭시가 부각되는 시점인만큼 갤럭시S23에서 1020세대 감성을 사로잡는 마케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